8월 말 영국 런던에서는 버스 기사들이 거리 시위를 했다. 이들은 런던 시 당국을 향해 “2만3,000명에 달하는 기사들이 이용할 수 있는 화장실이 턱없이 부족하다”며 버스 노선 중간에 기사용 화장실을 확충해 줄 것을 요구했다.
한 시위 참가자는 “화장실이 없어 길가에 소변을 보다가 노상방뇨로 경찰에 적발되는 기사들이 적지 않다”며 “우리의 요구가 웃겨 보이겠지만 우리에겐 절실한 문제”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시 당국은 “화장실 확충을 최우선 사업으로 하겠다”고 약속, 성난 시위대를 진정시켰다.
이처럼 외국에도 화장실 문제로 고통 받는 근로자들은 많다. 그러나 우리와 달리 이들 나라에는 근로자 수에 따라 사업주가 반드시 설치해야 하는 화장실 개수를 법으로 명시했다. 미국의 산업안전보건법은 ‘근로자 15명까지는 화장실 1개, 35명까지는 2개’ 등 구체적인 기준을 마련했다. 영국의 안전보건청 역시 가이드 라인을 통해 근로자 수에 따른 화장실 개수를 제시하고 있다.
노동환경건강연구소의 김신범 실장은 “화장실을 제때 이용 못하는 근로자들은 비참함을 넘어 모멸감을 느낀다”며 “이 문제를 풀기 위한 첫걸음은 산업안전보건법에 화장실 수에 대한 규정을 조속히 마련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일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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