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즈벡 '세종한글학교' 허선행 교장
“한글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는 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됐으면 합니다.”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에서 고려인 동포를 대상으로 16년째 한글을 가르치고 있는 허선행(42) 교장은 요즘처럼 가슴 벅찬 적이 없다.
현지에서 한글과 한국의 역사 및 문화를 전파한 공로를 인정받아, 올해 제정된 제1회 ‘세계 한인의 날’(10월5일)에 정부로부터 국민포장을 받았기 때문만은 아니다. 갈수록 높아지는 한글에 대한 관심, 그로 인해 젊은 동포 가운데 한국에서 공부 하기를 원하는 사람이 갈수록 늘고 있는데 대한 남 모를 뿌듯함이 있기 때문이다.
허 교장은 “한국이 경제, 문화적으로 몰라보게 발전하고 있다”면서 “젊은 동포들이 한국어를 배우면 잘 살고 한국으로 유학도 가고 좋은 곳에 취직도 할 수 있다는 생각에 다들 열심히 해 흐뭇하다”며 웃어 보였다. 1992년 지인들의 도움으로 세종대왕을 기리자는 뜻에서 세종한글학교라는 이름의 학교를 지었다.
학교에는 현재 동포 3, 4세대 380여명, 우즈베키스탄인 70여명 등 450여명이 한글과 한국 문화, 예절 등을 배우고 있다. 현지 한인회와 함께 한글날 백일장도 연다. 그는 “한글을 익히기 위한 것도 있지만, 학생과 교민들이 모여 즐길 수 있는 축제의 장이 되길 바란다”며 “정부가 나서 한국 대학에서 공부할 수 있는 기회를 더욱 넓혀 주었으면 좋겠다”고 소박한 바람을 나타냈다.
■ '1086 한민족학교' 엄넬리 교장
한민족 교육을 위한 러시아 유일의 정규 학교 ‘1086 한민족학교’ 엄 넬리(68ㆍ여) 교장도 한글을 가르치고 지키는 데 평생을 바쳤다. 한민족학교는 모스크바의 3,500여 공립학교 중 명문대학 입학성정이 최상위권이어서 러시아 학부모들로부터 ‘자녀를 가장 보내고 싶은 학교’로 꼽히고 있다.
고려인 4세인 엄 교장이 1992년 학교를 설립했다. 그는 한국정부로부터 한국어 보급과 민족교육 등에 이바지한 공로로 무궁화훈장, 국민훈장 등을 비롯해 러시아 한인 이주 140주년이던 2004년 삼성생명 공익재단으로부터 ‘제4회 비추미 여성 대상 특별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고려인 700여명 등은 이 학교에서 ‘전혀 알지 못했던’ 고국을 새록새록 느낀다. 한글은 물론 한국예절과 문화, 역사 등을 배우고 다시 자신들의 할머니, 할아버지, 부모에게 가르쳐준다.
자신도 독학으로 한글을 깨우쳤다는 엄 교장은 “부채춤과 탈춤, 살풀이를 비롯해 세배하는 법 등을 직접 가르치는데 아이들이 무척 신기해 하고 좋아한다”며 “아이들로부터 한글을 배우는 어르신들 모두가 ‘울음 나게 감동스럽다’며 고마워할 때 보람을 느낀다”며 흐뭇해 했다.
한글날 아이들의 한국 시 발표회 등을 준비한 그는 “모국에 대한 동포 사회의 관심이 그 어느 때 보다 높다”며 “우리는 모국에서 받은 것보다 더 많은 것을 돌려주고 싶다”고 말했다.
진실희인턴기자(서강대 신문방송4년) 김재욱인턴기자(연세대 사회3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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