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이명박 대선후보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이재오 최고위원과 당의 정책사령탑인 이한구 정책위의장이 8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후보의 대표 공약인 ‘한반도 대운하’를 놓고 격한 언쟁을 벌였다.
두 사람은 이날 선대위 인선안을 협의하기 위해 최고위원단 7명만 남은 비공개 회의석상에서 대운하를 두고 논쟁이 붙었다.
이날 언쟁은 안상수 원내대표가 “의원들을 대상으로 한 대운하 설명회를 12일 갖기로 하자”고 제의하면서 불거졌다. 그러자 이 의장이 “대운하는 의원들의 설명회 이전에 전문가 토론회 등을 거쳐 신중하게 추진해야 한다”고 대운하에 대한 평소 소신을 표명했다.
이 의장은 최근 정조위원장들에게 보낸 문건에서 ‘내수시장 살리자고 한반도 대운하 한다? 토목 출신 티 내느냐’고 지적할 정도로 대운하 공약에 대해 비판적이다.
이러자 이 최고위원이 이 의장을 향해 “그렇게 소극적으로 생각할 일이 아니다. 대선까지 시간이 촉박한 만큼 대운하 공약을 확정해 홍보에 더욱 박차를 가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결국 두 사람은 대운하 공약에 대한 견해 차이에 감정이 뒤섞이면서 언성이 높아졌다고 한다. 이 정책위의장이 이 최고위원에게 “제발 사람 말 좀 들어보라”고 하는 말까지 회의장 밖으로 흘러나올 정도였다.
박형준 대변인은 “두 사람의 논쟁은 공약 추진 방법론에 대한 것일 뿐, 본질적인 문제는 아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당 안팎에선 두 사람의 언쟁이 결국 향후 대운하 공약을 둘러싼 당내 갈등의 신호탄으로 보는 시각이 있다. 박근혜 전 대표측 의원들은 평소 이 후보의 대운하 공약을 겨냥해 “반드시 의원들에게 공약 추인절차를 밟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동훈기자 dh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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