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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 현장…한국 비언어 퍼포먼스의 힘! 피트-졸리도 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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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 현장…한국 비언어 퍼포먼스의 힘! 피트-졸리도 반했다

입력
2007.10.09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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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현지시간) 오후 7시. 미국 뉴욕 맨해튼 오프브로드웨이의 유니온 스퀘어극장이 크게 술렁였다. 할리우드 최고의 스타 커플인 브래드 피트와 안젤리나 졸리가 나란히 모습을 드러냈기 때문이었다. 다섯 명의 아이들까지 동반한 이들이 보러온 것은 한국의 넌버벌 퍼포먼스 <점프> 의 첫 공연이었다.

<점프> 가 뜨거운 관심 속에 세계 공연 시장의 심장부 뉴욕에 입성했다. 2주간의 프리뷰 기간을 거쳐 이날 오픈런(종영일을 정하지 않는 것) 형식으로 정식 개막한 것.

한국 공연물이 뉴욕에서 장기 공연되는 것은 2004년 1년 6개월간 공연된 <난타> 에 이어 두 번째. 무술과 아크로바틱이 어우러진 코믹극인 <점프> 는 무술 고수 가족의 집에 도둑이 들면서 벌어지는 갖가지 해프닝을 그렸다. 2003년 초연 이후 영국 웨스트엔드 등 16개국에서 2,000회 이상 공연된, 이미 검증된 문화 상품이다.

<점프> 의 뉴욕 공연은 제작사인 예감이 세계적인 공연 매니지먼트사 콜롬비아 아티스트 매니지먼트사(CAMI)와 라이선스 계약을 맺고 수출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피트-졸리 커플의 관람 역시 유명인과 네트워크를 쌓아온 CAMI의 초청으로 성사됐다. 휴가차 뉴욕을 찾았던 피트-졸리 커플이 평소 관심이 많던 ‘마셜 아츠’(무술)를 소재로 한 공연이 열린다는 소식을 듣고 극장을 찾아오면서 <점프> 는 엄청난 홍보 효과를 얻게 됐다.

<점프> 의 첫 공연은 허리를 잔뜩 굽힌 백발의 노인이 지팡이를 짚은 채 힘겹게 무대에 올라 관객들을 향해 “Hello, New York!”이라고 외치면서 시작됐다.

<뱃보이> <스노우쇼> 등 인기작을 낳았던 유니온 스퀘어 극장은 1시간30분 동안 웃음과 박수가 끊이지 않았다. 특히, 가족들과 도둑이 한 데 엉켜 벌이는 슬랩스틱 코미디 장면에서 가장 큰 웃음이 터져나왔다. 이 극장은 브로드웨이 지구 외곽에 퍼져있는 100~500석 규모의 극장들을 가리키는 오프브로드웨이에서 가장 큰 499석 규모다.

간간이 등장하는 짧은 대사가 영어로 바뀌고, 서브웨이 샌드위치와 팝콘 등의 소품으로 현지 느낌을 입히긴 했지만, 전체적인 극의 흐름은 그대로였다. 무대 한 가운데에 붙은 ‘평범하게 살자’라는 한글 가훈과 전통 가옥을 형상화한 무대 등 한국적 색채도 유지했다.

배우들의 역동적인 점프로 공연이 마무리된 후 관객들은 일제히 박수와 환호성을 보냈고, 1층 맨 뒷줄에서 공연 내내 웃음을 짓고 있던 피트-졸리 커플도 자리에서 일어나 박수를 쳤다. 이들 외에 영화 <와호장룡> 으로 아카데미 음악상을 받은 중국 출신의 세계적인 작곡가 탄둔과 영화 <쉬리> 의 강제규 감독도 찾아왔다.

탄둔은 공연을 관람한 뒤 “<점프> 는 영화와 달리 특수 효과가 전혀 없는 진짜 액션이라라는 점에서 놀랍고 특별하다”며 “동양의 무술을 혼합한 액션이 인상적이고, 가족 관객에게는 환상적인 공연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점프> 는 내년에는 베이징, 도쿄, 런던 등에서도 공연되며, 라스베이거스 등 다른 북미 지역 공연도 추진하고 있다. 점프가 오프브로드웨이에서 롱런할 수 있을지 여부는 미지수다.

<난타> 역시 공연 초반 높은 관심을 모으며 승승장구했지만, 결국 적자로 막을 내렸다. 롱런을 위해서는 현지인 뿐 아니라 관광객들이 <오페라의 유령> 이나 <라이언 킹> 대신 <점프> 를 선택하도록 만들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예감의 김경훈 대표는 “프리뷰 기간에도 객석 점유율이 70~80%를 나타냈고, 마지막 이틀은 매진됐다”면서 “입소문이 나면 더욱 상황이 좋아질 것”이라고 낙관했다.

뉴욕=김지원 기자 eddi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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