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가 2,000포인트 안착을 위한 시동을 걸었다. 종합주가지수(코스피)가 두 달여 만에 2,000포인트를 재탈환한데 이어 8일 장 중 한 때 2022.01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증시 2,000 안착’에 대한 대세론이 무르익고 있다.
하지만 암초는 많다. 미국의 추가 금리인하 여부와 3분기 기업들의 실적, 사상 최고를 기록하고 있는 매수차익 잔고는 증시의 발목을 잡을 수 있는 요소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증시 전문가들은 ‘고(go)’를 외치고 있다.
■ 증시 GO! GO!
전문가들이 내세우는 2,000 안착의 첫번째 근거는 글로벌 증시의 동반 강세다. 선진국 증시로 분류되는 캐나다 홍콩 덴마크 호주 싱가포르뿐만 아니라 이집트 인도네시아 러시아 브라질 모로코 인도 체코 아르헨티나 페루 터키 등 신흥시장도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대신증권 조윤남 투자전략부장은 “서브 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이후 주가 상승폭이 부담스럽지 않은데다 최근 신흥시장과 선진국 증시의 상승세는 우리 증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진단했다.
날로 좋아지는 기업들의 실적도 안착론에 무게를 실어주고 있다.
대우증권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경우 서브프라임 모기지 충격 속에서도 기업들의 순이익이 상향 조정되고 있다. 이로 인해 아시아 신흥시장과 전세계 시장 대비 한국 주식시장의 상대 PER(주가수익률ㆍ주가/1주당 순이익)는 각각 0.81배, 0.90배로 7월보다 낮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PER가 낮을수록 주가가 저평가돼 있다는 의미다.
이경수 대우증권 연구원은 “다른 경쟁 국가에 비해 국내 기업의 이익 전망치가 상향 조정되고 있다”며 “실제로 실적이 발표되면 상승 흐름이 더 강화될 수 있어 현 시점이 ‘꼭지’는 아닐 것”이라고 평가했다.
■ 암초는 있다
다만 6조원이 넘는 매수차익 잔고와 점차 늘고 있는 펀드 환매 수요, 미국의 금리인하 가능성 축소 등은 증시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는 악재다.
교보증권 이종우 리서치센터장은 “미국의 고용지표가 개선되면서 금리 인하 가능성이 낮아진 데다 우리 기업들의 실적도 상당부분 현재 주가에 반영된 상태라 안착을 확신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대우증권 조재훈 투자분석부장도 “옵션만기일(11일)을 앞두고 물량 출회 가능성이 있는 매수차익 잔고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고, 펀드 환매가 점차 늘고 있다는 점은 감안해야 한다”고 말했다.
주가가 많이 오른 상태에서 여전히 위험요소가 있는 만큼 수익을 낼만한 종목을 고르기는 쉽지 않다. 전문가들은 일단은 철강ㆍ 조선 등 실적이 좋은 종목을 관심권에 두되 IT는 관망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또 기관과 외국인 선호주를 공략하라고 조언한다. 현대증권 김영각 연구원은 “IT, 특히 반도체 업종의 실적은 2분기보다 나아지겠지만 D램 가격이 안정되지 않아 문제”라며 “국내 주식형 펀드로 자금이 유입되면서 투신권의 역할이 회복되고 있는 만큼 기관과 외국인 선호주가 투자에 적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안형영기자 prometheu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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