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 시설을 자랑하는 국립생물자원관이 인천 서구 경서동 환경연구단지에 세워져 내일 문을 연다. 고유생물 985종과 자생생물 4,600여 점의 표본을 전시한 국내 유일의 자생생물 전문 전시관으로, 장기적으로 동식물 표본 1,100만점을 영구 보존할 능력을 갖추었다. 이 시설은 생물ㆍ환경 교육에 널리 활용되는 것은 물론이고 생물자원 시장에서의 국제적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생물학 및 생명공학 연구에 기여할 전망이다.
생물자원이 담고 있는 다양한 유전자 정보는 식량과 대체에너지, 의약품, 쓰레기 처리 등과 직결된, 한 나라의 국민적 자산으로 인식되고 있다. 특히 1992년 유엔 생물다양성 협약이 각국의 생물자원에 대한 배타적 권리를 선언한 이래 각국은 미래산업의 핵심이 될 생물자원 획득 경쟁을 벌여왔다. 흔한 동식물에서 희귀생물, 눈에 보이지 않는 미생물 등에 담긴 풍부한 유전자 정보를 확보할 수 있는 생물자원관의 개관으로 국내 학계와 산업계의 관련 연구개발이 촉진될 것으로 기대된다.
아울러 생물자원관이 수도권 매립지 인근 환경연구단지에 세워진 점도 주목할 만하다. 체육ㆍ생태공원으로 탈바꿈해 쓰레기 매립장 활용의 세계적 모범사례가 된 난지도의 뒤를 이어 수도권 매립지 일대가 거대한 환경ㆍ생태 단지로 거듭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이미 매립지에는 모두 63만㎡(19만평)에 규모에 이르는 야생화 단지가 조성되고 있다. 내년에 완공되면 국내 자생식물과 복원된 멸종식물 등이 저마다의 자연환경에서 자라게 된다. 생물자원관과 연계해 자생식물의 유전자원이자 생태교육장, 환경관광단지 등으로 폭 넓게 활용될 수 있다. 또 수도권 매립지에서 발생하는 매립가스를 이용하는 세계 최대규모의 50㎿급 발전소가 가동되고 있기도 하다. 발전소는 매립지 주변 지역의 악취를 줄이고 대기 질을 개선하는 부수효과도 거두고 있다.
대규모 쓰레기 매립장이 자연생태공원으로 거듭나고, 주변에 관련 연구시설이 모여드는 선순환은 길게 보아 ‘냄새 나는’ 시설이라면 무조건 기피하고 보는 세태를 바꾸는 데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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