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들이 온라인 미디어 환경에서 살아 남기 위한 몸부림이 치열하다. 미국과 영국 등 서양 유력 신문사들은 콘텐츠를 유료화 하던 추세에서 무료화로 돌아섰다. 일본은 주요 언론사의 공동 사이트 개설 등 업무 제휴를 통해 포털에 대항하고 있으며, 한국은 온라인 광고 시장에서 포털과의 공동 비즈니스를 추진하는 등 각각의 생존 방법이 다르게 나타나고 있다.
서양 유력 일간지의 무료화 바람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는 이달 중순부터 ‘마킹버드(Mockingbird)’ 프로젝트를 실시하기로 했다. 온라인상에서 24시간이 경과한 경제 관련 콘텐츠에 대해서 구독료를 받아왔으나 앞으로 분야에 상관없이 30개의 기사를 무료로 제공하는 것이 골자다. FT닷컴은 온라인 구독자 10만여 명을 확보, 그동안 연간 900만 파운드(168억여 원)의 수입을 올려왔다.
지난 2년간 ‘타임셀렉트’를 통해 토마스 프리드먼 등 유명 저널리스트의 칼럼을 유료로 제공해 온 뉴욕타임스도 지난달 19일부터 무료로 전환했다. 유료 독자(연 49.95달러) 22만여 명을 확보했던 뉴욕타임스로서는 연간 1,100만 달러의 수입을 포기한 것. 유료 온라인 독자가 100만 명에 달하고 구독료 또한 연간 99달러일 정도로 성공 모델을 구축한 월스트리트저널도 루퍼트 머독이 인수한 이후 무료화했다. 루퍼트 머독은 무료화 선언 직후 “콘텐츠 무료화로 수입이 감소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유료 콘텐츠 시장의 성공 모델로 평가 받아온 이들 주요 신문의 콘텐츠 무료 전환은 독자 수 증가가 가져올 프리미엄 광고가 유료 구독료 보다 더 크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일본 신문들의 연합전선
일본의 경우 포털에 대한 대응이 눈에 띈다. 최근 아사히, 요미우리,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내년 초 콘텐츠를 무료로 제공하는 공동사이트 설립에 합의했다. 세 신문은 공동사이트를 통해 일반 기사는 물론 사설, 해설기사도 공유하는 등 온라인 제휴를 맺기로 했다. 또한 배달이 어려운 일부지역의 배달과 판매에 협력키로 했다.
이와 함께 3사는 인터넷에서 네티즌의 무분별한 퍼나르기를 막기 위해 공동사이트에는 3사의 요약기사를 올리고 완전한 기사는 종이 신문에만 게재키로 했다. 공동사이트 개설은 그동안 야후 저팬, 구글 저팬 등 뉴스 유통에서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한 포털사이트에 대항하는 의미가 강하다.
그러나 실효는 미지수다. 전국지와 지역지 52개사가 참여해 만든 인터넷 동맹 ‘47뉴스’가 아사히 및 요미우리의 아성과 포털의 영향력을 무너뜨리지 못한 것처럼 3사의 제휴 파급력이 미미할 수도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언론재단 미디어연구팀 최민재 박사는 “합쳐질 수 없는 경쟁관계인 3대 일간신문을 모아 놓겠다는 것인데 우리의 경우 주요 일간지 기사를 한꺼번에 모아 놓았다고 해서 영향력이 커진다고 볼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한국은 포털과 공존 노력
한국은 기존 포털 중심의 유통 구조를 무너뜨리고 언론사와 포털의 공동비즈니스 모델을 찾자는 움직임이 특징이다. 본보를 포함해 10개 신문사로 구성된 뉴스뱅크협의회가 포털에 뉴스 콘텐츠 판매와 이에 따른 광고 수익 분배를 제안했고, nhn, 다음 등 포털들이 최근 이를 수용함으로써 새로운 수익구조를 만들 기초가 다져졌다.
또한 미국 포털이긴 하지만 구글이 뉴스뱅크협의회 전 회원사에 아카이빙(기사검색시스템) 구축을 지원하고 온라인 광고의 수익 일부를 분배하겠다고 제안한 것도 신문과 포털의 공존 가능성을 보여준다.
이대혁 기자 selecte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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