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적 가치를 확산시키기 위해 군사력 사용도 불사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미국의 네오콘(신보수주의) 세력들이 공화당 대선주자 루디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 곁으로 모여들고 있다. 미 시사주간 뉴스위크 최신호는 6일 “대부분의 공화당 대선주자들이 이라크전 실패로 평판이 나빠진 네오콘들과 거리를 두려 하는데 줄리아니 전 시장만은 그렇지 않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줄리아니 전 시장은 낙태 지지 성향 등 때문에 복음주의자를 비롯한 전통적 보수층으로부터 배척을 당하고 있으면서도 대외 정책에 있어서는 가장 강경한 보수주의자들의 자문을 받고 있다.
뉴스위크는 공화당 대선주자 가운데 여론조사 지지도 1위인 줄리아니 전 시장을 돕고 있는 네오콘의 가장 대표적인 인물로 노먼 포더리츠를 꼽았다. ‘네오콘의 대부’로 통하는 포더리츠는 핵무장을 막기위해 이란을 폭격해야 한다고 공공연히 주장하는 골수 매파다.
그는 이슬람 파시즘에 맞서 제4차 세계대전을 치러야 한다면서 이러한 전쟁을 승리로 이끌 대선주자는 줄리아니 전 시장뿐이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밖에 미국의 중동 전문가들이 테러리즘 대처에 유약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공격한 마틴 크레이머, 국방예산의 획기적 증액을 요구하는 하버드 대학의 스티븐 로젠 교수, 레이건 행정부 시절부터 네오콘을 옹호해온 밥 케이슨 전 상원의원 등이 줄리아니 전 시장 주변에 포진하고 있다.
민주당 대선주자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을 자문하고 있는 리처드 홀부르크 전 유엔대사는 “줄리아니 전 시장은 스스로를 신-신 보수주의로 여기고 있는 것 같다”고 비꼬고 있다. 그렇지만 줄리아니 전 시장은 네오콘들의 이미지를 활용, 자신을 ‘투지와 결단력이 있는 지도자’로 부각시킬 수 있다고 믿고 있는 듯 하다. 줄리아니 전 시장 진영 내부에서는 ‘네오콘들의 자문은 너무 일방적’이라는 비판까지 나오고 있다.
워싱턴=고태성 특파원 tsg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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