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여종 이상이 유통되고 있는 <백범일지(白凡逸志)> 의 원본을 두 가지 이상으로 봐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양윤모 인하대 인문과학연구소 연구원은 9일 백범일지 간행 60주년 기념 학술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논문 ‘ <백범일지> 의 문헌적 검토- 친필본과 필사본을 중심으로’ 를 발표할 예정이다. 백범일지> 백범일지(白凡逸志)>
논문에 따르면 시중에 나와있는 <백범일지> 의 원형은 4가지다. ▦ 1994년 영인본으로 출판된 친필본(상ㆍ하권 합철본, 각각 1929년 5월, 1941년 탈고) ▦미국 컬럼비아대에 마이크로 필름으로 보존돼있는 필사본1(1929년 7월, 상권만 필사됨) ▦ 상ㆍ하권을 모두 필사한 필사본2 (이석희 소장본, 1947~1948년께 필사된 것으로 추정) ▦ 1947년 12월 한글 맞춤법에 따라 윤문ㆍ정리해 국사원 출판사에서 발행한 국사원본 등이다. 백범일지>
학계에서는 1997년 보물 1245호로 지정된 친필본 만을 ‘원본’ 으로 인정하고 있지만 양 연구원은 “집필자의 의도가 적극적으로 개입돼있는 독자적인 판본이라는 관점에서 국사원본도 원본으로 봐야한다” 고 주장한다. 백범은 책으로서는 처음 출간되는 <백범일지> 인 국사원본을 펴내기에 앞서 준비작업을 했는데, 그때까지 정리돼있지 않던 <백범일지> 의 원텍스트를 만들 필요성을 느꼈고, 이를 위해 ‘필사본2’ 를 쓰도록 한 점을 주목해야 한다는 것이다. 백범일지> 백범일지>
논문은 필사본2의 제작경위와 시기를 추론함으로써 이를 증명한다. 필사본2에는 친필본이나 필사본1과 완전히 다른 백범의 친필메모와 친필본에는 없는 인명이 기록돼있는데 국사원본은 다른 판본들과 달리 추가된 백범의 메모와 인명을 그대로 베끼고 있다.
따라서 지금까지 1948년께 씌어진 것으로 알려진 필사본2는 국사본이 출간된 1947년 12월 이전에 씌어졌다고 추론한다. 또한 백범의 정치철학을 보여주는 <나의소원> 이 추가돼있으며 일지 하권 이후 해방직전의 상황인 <계속> 부분이 포함돼있다는 점에서 국사원본은 ‘독자적인 가치를 지니는 또 하나의 원본’ 이라는 것이 이 논문의 결론이다. 계속> 나의소원>
이와함께 논문은 현재 원본으로 인정되고 있는 친필본은 1928년 백범이 처음으로 <일지> 의 집필을 시작한 이래 사망 전까지 스스로 여러번 첨삭ㆍ개고(改稿)한 결과물이라는 점에서, 시기적으로만 따진다면 미주 한인들에게 보내기 위해 1929년 7월께 필사된 필사본1이 친필본의 원형이 아닌지의 여부에 대한 연구도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일지>
양 연구원은 “여러 차례 이뤄진 친필본의 수정과 가필 시기, 필사본의 필사시점과 목적 등 <백범일지> 의 다양한 판본들에 대한 학문적 연구가 이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백범일지>
이왕구 기자 fab4@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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