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베를린의 가십 잡지들은 기삿거리를 찾느라 고민할 필요가 없다. 세계적 가수와 영화배우들이 베를린에 둥지를 틀고 거리를 활보하고 있기 때문이다. 가수 제니퍼 로페즈, 영화배우 로버트 드 니로, 클린트 이스트 우드, 맷 데이먼 등이 그들이다.
브래드 피트와 안젤리나 졸리 커플도 옛 동베를린 지역의 아파트 꼭대기 층을 샀다. 영국 옵서버는 베를린이 미국의 창조적 엘리트들을 끌어들여 ‘제2의 뉴욕’으로 변모하고 있다며 이 같이 전했다.
스타들만 베를린에 모여드는 것은 아니다. 벽에 그림을 그리는 그래피티 예술가나 젊은 화가들도 뉴욕을 떠나 베를린을 찾아오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베를린이 1980년대 뉴욕과 같다”면서 “집세는 싸고, 그래피티가 도처에 그려져 있다”고 전했다.
예술가들이 베를린으로 이사 오면서 유명한 미술상 로버트 고프가 뉴욕에 있는 갤러리의 베를린 지점을 여는 등 미술상들도 따라오고 있다. 톰 크루즈가 주연하는 <발키리> 를 비롯해 미국 메이저 영화사가 만드는 여러 영화들이 베를린에서 촬영되고 있다. 베를린의 문화 산업 종사 인구는 10년 만에 50%가 늘어난 11만4,000명에 이른다. 발키리>
장벽이 무너진 지 약 20년 만에 베를린이 일약 ‘제2의 뉴욕’으로 떠오르게 된 비결은 저렴한 집세와 느슨한 규제다. 문화 잡지 <크락스> 는 “재스퍼 존스 같은 젊은 화가들이 맨해튼에서 겨우 수백 달러로 집을 빌릴 수 있었던 때는 지났다”면서 베를린이 신진 예술가들이 돈 걱정 안 하고 마음껏 자신의 예술세계를 펼칠 수 있는 곳이라고 평했다. 크락스>
뉴욕에선 이제 찾아볼 수 없는 그래피티도 베를린에서는 자유로우며, 담배를 피면서 거리를 다닐 수도 있다. 할리우드 스타들에게는 파파라치의 카메라로부터 상대적으로 자유롭다는 것도 큰 매력이다.
최진주 기자 parisco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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