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구택 포스코 회장이 7일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제41차 이사회 및 정기총회에서 제31대 국제철강협회(IISI) 회장에 선임됐다.
이 회장은 2004년 IISI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집행위원회 위원에 선출된 데 이어 2005년 부회장을 역임한 후 2년 만에 회장직에 올라 '철강한국'의 위상을 과시했다. 우리나라는 1996년 김만제 전 포철 회장이 IISI 회장에 추대된 데 이어 11년 만에 회장국이 됐다.
이 회장은 IISI 회장에 선임된 후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며 "임기 중 세계 철강 회원사 간 긴밀한 협력관계를 구축하고 기후변화협약에 대한 대응방안 모색과 철강 신수요 창출 활동을 강화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 회장의 IISI 회장 선임으로 포스코는 세계 철강산업을 이끌어나가는 선도기업으로서의 역할과 비중이 대폭 강화될 전망이다. 지난해 회장단 멤버였던 미무라 아키오 신일본제철 사장이 임기 만료됨에 따라 아시아에선 이 회장이 유일하게 IISI 회장단에 참여하게 됐다. 세계 조강생산량의 50%를 넘는 아시아 지역의 실질적인 대표성을 갖게 된 셈이다.
한국 철강업체 최고경영자(CEO)가 국제철강협회 회장을 두 번째 맡게 된 것은 이례적으로 받아들여진다. 그 동안 IISI 회장직은 67년 협회 창립 이래 미국과 일본, 유럽 등 선진국 철강업체 CEO들이 주로 맡아왔기 때문이다. 철강산업의 힘의 추가 미국과 유럽에서 최근 한국, 일본, 중국 등 아시아로 옮겨가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이 회장은 그 동안 IISI 집행위원 및 회장단으로 활동하며 뛰어난 리더십과 세계 철강산업에 대한 비전 제시 등으로 입지를 다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는 2005년 부회장 선임을 계기로 철강산업의 환경친화성ㆍ경제성 등을 널리 알리는 데 크게 기여했다. 또 세계 철강산업의 원활한 원료 수급과 환경보호 등 업계의 현안 해결도 주도했다.
이 회장이 풀어가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최근 세계 철강산업은 중국의 급성장에 힘입어 정체기에서 성장기로 탈바꿈하고 있다. 주요 철강 메이커들은 수익증대와 경쟁력 강화를 위한 인수합병(M&A)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 회장은 이런 환경에서 업계 구조조정과 체질강화, 기술혁신, 환경문제 등을 풀어나가야 한다. 지구촌 최대 현안으로 떠오른 이산화탄소 등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업계 공동 대응방안을 마련도 서둘러야 한다.
이 회장은 40년 철강외길 인생에 가장 보람 있는 시기를 맞았다. 1946년 3월 경기 김포에서 태어난 이 회장은 경기고와 서울대 금속학과를 졸업하고 69년 포스코 공채 1기로 입사했다. 졸업 후 유학이 예정돼 있었으나 주임교수의 조언으로 포스코에 들어왔다.
그는 엔지니어출신이면서도 수출부장과 경영정책부장, 신사업본부장 등 정책ㆍ판매 분야를 두루 거쳤다. 이후 포항제철소장 등을 역임, 현장업무와 경영 전반에 걸쳐 폭 넓은 지식과 경험을 쌓았다. 2003년 포스코 회장 취임 후에는 '영일만 신화'를 주도한 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처럼 지략과 추진력을 겸비한 최고경영자(CEO)로 평가 받고 있다.
98년 전사적 경영혁신 운동인 PI(Procsss Innovation)를 추진, 구매와 생산, 판매 등 회사 전체를 ERP시스템으로 통합한 전사 온라인 경영시스템을 구축했고, 2002년부터는 PI보다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된 6시그마 운동을 전개 중이다.
경영성과도 눈부시다. 총 매출액은 2003년 14조3,590억원에서 2006년 20조430억원으로 늘었고, 순이익도 2003년 1조9,800억원에서 2006년 3조2,070억원으로 3배 가량 증가했다. 특히 포스코의 주가는 경이로울 정도다. 2003년 3월 9만8,000원에서 현재 68만5,000원으로 7배 가까이 성장했다.
■ IISI는 어떤 곳
국제철강협회(IISI)는 67년에 설립됐으며, 현재 55개국 174개 철강회사, 철강관련 협회 및 단체들이 회원으로 가입해 있다.
벨기에 브뤼셀에 본부를 두고 있는 IISI는 매년 개최되는 정기총회와 분과 위원회 활동을 통해 세계 철강 기업들간의 정보교류, 조사연구 등 철강산업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
회원사들의 총조강 생산량은 세계 조강 생산량의 55%, 회원국가들의 총 조강 생산량은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IISI는 총회와 이사회, 분과위원회 활동, 권역별 철강협회와의 정보교류, 합동세미나등을 통해 철강산업 관련 정보교류 및 문제점을 토의하고 있다.
장학만기자 loca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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