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사춘기가 어린이 성장을 억제하는 원인으로 떠오르면서 키를 키우기 위해 초경을 늦추는 호르몬 주사 치료까지 등장했다.
2차 성징인 유선, 가슴몽우리, 음모, 초경(여아), 고환, 음성변화, 여드름(남아)이 또래 어린이보다 빨리 나타나면 성장판이 일찍 닫혀 키가 크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2차 성징이 빨리 나타나는 성조숙증 어린이가 2001년 1,158명에서 2005년 5,274명으로 5년새 4.5배 이상 늘었다.
병원에서는 성조숙증을 ‘성선자극호르몬 방출호르몬 유도체 주사’ 치료를 하고 있지만, 한의학계는 이 치료법이 후유증 우려로 삼가야 한다는 입장이다.
성조숙증은 사춘기가 여아는 8세 이전, 남아는 9세 이전에 시작되는 것이다. 여아가 남아보다 4~8배 많다. 성조숙증은 성선자극호르몬(난포자극호르몬ㆍ황체형성호르몬 등)이 활성화돼 남ㆍ여 성호르몬 분비를 유도하고, 이에 따라 뼈 나이가 많아지는 대신 성장판이 일찍 닫혀 성장이 멎는다.
여아의 경우 키가 140㎝가 되기 전에 여성호르몬이 분비되고 사춘기 징후가 나타나면 어른이 됐을 때 최종 키가 평균 162㎝보다 작아질 가능성이 높다.
초경 후 성장이 멈출 때까지 대개 5~8㎝ 더 키가 크지만 초경이 빨리 오면 10㎝가량, 초경 전에 이미 에스트로겐이 많이 분비됐다면 4㎝가량 더 크는 데 그친다.
성조숙증에는 사춘기를 늦추는 주사제인 ‘루프론’, ‘데카펩틸’을 투여한다. 이들 약물은 성선자극호르몬 방출호르몬(GnRH) 유도체로 GnRH 수용체를 계속 자극해 둔감하게 만듦으로써 난소ㆍ고환에서 성선자극호르몬이 만들지 않도록 한다.
분당차병원 소아청소년과 유은경 교수는 “중추신경계 이상, 뇌종양, 부신피질 질환 등에 의해 나타나는 성조숙증을 경시하면 키가 크지 않고 노화가 빨라지므로 혈중 성선자극호르몬 농도를 측정해 성조숙증으로 진단되면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유 교수는 “보통 GnRH 유도체 투여는 한 달에 한 번씩 2년간 진행해야 하는데 부작용을 우려해 얼마 안돼 중단하거나 불규칙하게 하다 말다 하면 효과가 없다”며 “치료를 중단할 때도 의사와 상의해 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키를 키우기 위해서는 적절한 운동과 균형 잡힌 식사요법 등이 해법으로 제시되고 있다. 하이키한의원 박승만 원장은 “성호르몬 분비를 촉진하는 콜레스테롤 식품(달걀 어란 새우 꽃게 바다가재 오징어 문어 굴 전복 대합 등)을 줄이고, 조기 성숙을 유도하는 음양곽 구기자 녹용 석류 파극 등의 보신제를 삼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원장은 “우유 치즈 등 유제품과 소ㆍ돼지ㆍ닭고기, 멸치ㆍ뱅어포ㆍ꽁치ㆍ정어리 등과 율무 인진쑥 강황 포황 등 조기 성숙을 억제하는 생약을 쓰면 성장에 좋다”고 설명했다. 그는 “병원에서 쓰는 호르몬 치료는 20대까지는 별 문제 없지만 30~40대에 불임이나 성기능 저하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권대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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