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ㆍ4 공동선언’에 포함된 남포와 안변의 조선협력단지 건설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세계 최고수준의 남한 조선업체의 기술과 자본이 북측의 우수 인력과 만나 윈-윈하는 새 모델이 될 것이란 기대감 때문이다. 우리를 바짝 추격중인 중국 조선업계를 따돌리는 효과도 예상된다.
남포는 서해갑문이 위치한 곳으로 영남배수리 공장이 있다. 서해 진출이 쉽지만 조수간만의 차가 크고 서해갑문 안에 위치해 있어 한계가 있다. 서해갑문을 통과할 수 있는 배의 크기는 최대 5만톤 수준으로 알려졌다.
안변은 동해안에 인접한 원산 아래 항구도시로 수심이 깊고 남측 조선소와 인접해 있다. 북한은 남쪽에서 남포의 한계를 지적하며 동해안 지역을 협력단지로 요청하자 안변을 지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곳에서 선박용 블록(선박제조용 철구조물)을 제작해 오면 중국 공장에서 가져오는 것보다 운송거리가 절반에 불과해 가격경쟁력이 높아진다.
4,5년치 일감을 넉넉히 확보한 국내 조선업계는 도크 부지난과 고임금을 해결하기 위해 선박 블록 등을 중국 베트남등에서 제작하고 있다. 국내에서 만든 선박 머리, 꼬리와 해외에서 만든 몸통(선박블록)을 다시 조립하는 방식이다.
조선업계의 대중국 투자는 19억달러에 이른다. 그러나 면세혜택 폐지, 인건비 상승으로 중국 투자매력은 점차 감소하고 있다. 업계는 북한이 그 대안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언어 소통에 문제가 없어 인력양성이 수월하고 중국보다 인건비가 저렴한 것도 장점이다.
업계는 북한 진출 시 선박용 블록 이나 배수리 공장의 진출이 유리하다고 보고 있다. 선박용 블록의 경우 미국의 적성국교역법 적용을 받는 전략물자에 포함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장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는 곳은 대우조선. 그 동안 20여 차례에 걸쳐 북측과 접촉, 투자타당성 검토를 해온 대우조선은 이번 공동선언을 계기로 안변지역에 1억5,000만달러규모의 선박블록공장을 짓기로 했다.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등도 “해외로도 나가는데 북한에 못갈 이유가 없다”면서도 아직은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조선업계의 대북투자가 활성화 되려면 역시 많은 조건들이 충족 되어야 한다. 남상태 대우조선 사장은 “개성공단의 문제점인 통행 통신 통관 등 3통(通) 이외에 자본의 이동까지 4가지 조건이 선결돼야 본격 투자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태규 기자 t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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