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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정상선언/ CEO들 "관광온 게 아닌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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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정상선언/ CEO들 "관광온 게 아닌데…"

입력
2007.10.06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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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남북정상회담의 특별수행원으로 참가한 4대기업 총수와 주요 기업 CEO들의 방북이 '알맹이 없는 의례적 수행'에 불과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기업별로 각자 관심있는 분야가 다르고 투자를 위해 둘러봐야 할 곳도 다를 것은 분명하다. 그런데 마치 일반 관광객처럼 정치인 및 작가, 대학교수 등의 수행원들과 한데 묶어 이동시키는 바람에 경제투자를 위한 방북이란 본래 취지가 퇴색됐다는 것이다.

가령 구본무 LG회장과 최태원 SK회장은 전자관련 공장시설이나 통신 설비 내역을,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은 이번 정상회담에서 금강산 같은 관광지 등에 관심이 있을 수 있었으나, 정작 간 곳은 김책공대 도서관, 서해갑문, 평양음악대학, 아리랑 공연장 등지였다.

유관 시설을 간 경우는 정몽구 현대차 회장이 평화자동차 공장을 방문한 게 고작이었다. 한 CEO는 "방북단에 참가한 심정이 어떠냐"고 묻자 "몸만 따라가는 거지…"라고 불편한 기색을 내비치기도 했다.

그래서인지 대북 투자에 대한 CEO들의 반응도 대부분 뜨악했다. 한 CEO는 "북한사업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라는 질문에 "돈이 돼야 사업을 하는 건데…"라고만 답했다.

다른 CEO들도 "북한 사람들이 제대로 훈련을 시키면 일을 아주 잘할 것이란 행각이 들었다" "북측은 개발이 덜 됐으니 역 발상을 하면 새로운 시장이 될 수 있다고 본다"는 원론적인 평가에 그쳤다.

또 이들은 비서진 없이 단독으로 수행원단에 포함됐기 때문에 혼자 가방을 들고 옷가지들을 챙겨가며 빠듯한 일정을 좇아가느라 힘든 시간을 보내야 했다.

일정이 계속될수록 고령의 CEO들은 지친 표정이 역력했다. 한 CEO는 "해외 출장때 가방을 직접 갖고 다니느냐"란 질문에 "참 오랜만에 들어본다"고 답했다.

3일 정상회담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노무현 대통령에게 "하루 더 체류해달라"고 요청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한 CEO는 "당장 미국출장을 가야하는데…"라며 당황하기도 했다.

염영남 기자 libert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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