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제이 싱(44ㆍ피지)은 역시 ‘연습벌레’.
싱은 4일 충남 천안 우정힐스골프장(파71ㆍ7,185)에서 개막한 코오롱ㆍ하나은행 제50회 한국오픈 1라운드에서 5언더파 66타로 2위에 이름을 올린 뒤에도 바로 연습장으로 달려가 30분 이상 연습을 하고 나서야 기자회견장을 찾았다. 연습을 미루거나 소홀히 하는 보통 선수들과는 대조적인 모습.
싱은 “시합 때 안됐던 부분을 경기직후 연습하는데 오늘 10피트 안에 있는 버디 퍼트를 4,5차례 놓치는 바람에 타수를 더 줄이지 못했다. 이 때문에 곧바로 연습장으로 갔다”고 말했다.
싱은 부채꼴 모양의 특수 퍼팅 보조 연습기를 이용해 퍼트 감각을 익히는 등 사뭇 진지한 표정으로 연습에 임했다.
첫 날부터 제대로 휴식을 취하지도 않은 채 연습라운드를 도는 등 강행군을 했던 싱은 이날도 오전 5시에 숙소인 서울 소공동의 롯데호텔을 출발, 6시께 대회장에 도착한 뒤 간단한 식사를 마치고 1시간 이상 몸을 푼 뒤 경기에 나섰다.
낯선 코스지만 싱은 세계 정상급 선수답게 정교한 샷을 앞세워 첫날 보기 없이 버디 5개로 5언더파의 맹타를 휘둘러 ‘역시’라는 찬사를 받았다.
동반 라운드를 펼친 양용은(35)과 김경태(21)도 쾌조의 스타트를 끊었다. ‘디펜딩 챔피언’ 양용은은 290야드를 웃도는 장타를 날리는 등 절정의 샷 감각을 뽐내며 버디 7개, 보기 1개로 6언더파 65타를 기록, 단독 선두에 올라 대회 2연패 전망을 밝혔다.
‘괴물 루키’ 김경태는 드라이버 비거리에서 싱과 양용은보다 20~30야드 정도 뒤졌지만 정확한 아이언샷으로 4언더파 67타를 쳐 선두경쟁에 나서는 등 첫날 ‘빅3’가 팽팽한 접전을 펼쳤다. 9월에만 2승을 거둔 상승세의 강경남도 4타를 줄여 우승경쟁에 뛰어들었다.
싱은 김경태에 대해 “리듬감이 좋고 안정적인 플레이를 하는 선수다. 퍼트를 하는 것만 봐도 한눈에 알 수 있다. 경험만 쌓이면 좋은 선수가 될 것”이라고 칭찬했다.
일부 갤러리들의 휴대전화 벨 소리 때문에 신경을 곤두세우기도 했던 싱은 “한국에서는 갤러리들이 휴대전화를 경기장에 가져 와도 되는 모양인데 신경 쓰이지만 한국의 문화를 이해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밝혔다.
천안=정동철 기자 bal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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