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들은 자신의 금고를 바라보며 무슨 생각을 할까. 정답은 '30억원'이라는 숫자에서 갈린다.
30억원 미만의 자산을 가진 사람은 "돈을 어떻게 하면 더 늘릴까"를 고민하는 반면, 30억원 이상의 자산을 가진 사람은 "이 돈을 누구에게, 어떻게 물려줄까"를 고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생명이 지난 7월 한달간 자사 FP(재무설계)센터를 방문한 순자산 8억원 이상의 자산가 317명을 대상으로 자산운용 관심분야를 조사할 결과, 이 같이 나타났다. 순자산 규모는 응답자의 답변을 기준으로 한 것이기 때문에 금융자산 뿐 아니라 거주주택 등 일부 부동산이 포함된 경우도 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8억~10억원 미만 자산가의 경우 절반에 가까운 41.6%가 금융투자로 자산을 불리는 방법에 가장 관심을 보였다. 그 다음이 부동산투자(23.5%)였고, 상속ㆍ증여에 대한 관심은 10.2%에 그쳤다. 10억~30억원 미만 자산가도 금융투자(29.5%)에 가장 많은 관심을 보였다. 그러나 이들은 부동산투자(20.9%)보다 상속ㆍ증여(22.5%)에 더 관심을 보였다.
30억원 이상 자산가들의 관심사는 상속ㆍ증여가 1위를 차지했다. 30억~50억원 미만 자산가의 37.3%, 50억~100억원 미만 자산가의 35%, 100억원 이상 자산가의 35.3%가 상속ㆍ증여를 최우선 관심분야로 꼽았다. 돈을 더 벌어들이기 위한 금융투자와 부동산투자는 뒤로 밀려났다.
그러나 전체 평균으로 보면 금융투자에 가장 관심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투자 29.8%, 상속ㆍ증여 24.1%, 부동산 투자 18.9%, 세금 10.9% 등의 순이었다.
특이한 점은 전체 평균에서도 부자들이 부동산 투자보다 상속ㆍ증여를 중요시 하고 있다는 점. 삼성생명 FP센터 조재영 팀장은 "정부의 강력한 부동산 규제정책으로 인해 돈의 흐름이 부동산 보다는 금융이나 상속ㆍ증여 쪽으로 이동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가장 선호하는 금융상품은 역시 국내외 펀드로 나타났는데, 30억원 이상의 자산가들은 보험상품에 대한 선호도가 상대적으로 높아 역시'안전한 관리'에 중점을 두는 모습이었다.
또 서울과 경기 등 수도권에서는 상속ㆍ증여에 대한 관심이 높은 반면 신행정수도가 들어설 충청지역에서는 부동산 투자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 지역적 특색을 반영했다.
이진희 기자 riv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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