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쓰푸드’는 아직 일반 소비자에게는 낯선 브랜드다. 하지만 외식업계에서는 육가공업계의 강자로 불린다.
피자헛 도미노피자 파파존스 베니건스 버거킹을 비롯해 항공기 기내식과 특급호텔 레스토랑에사 나오는 소시지 베이컨 햄 등은 대부분 에쓰푸드가 공급한다. 일례로 피자시장 내 에쓰푸드의 점유율은 약 40%에 달한다.
10년 간 목장을 운영하던 조태철(60ㆍ사진) 대표가 “세계적인 식품회사를 만들어보자”는 생각으로 에쓰푸드를 설립한 때는 1987년. 당시 10명 남짓한 직원으로 출발한 에쓰푸드는 20년이 지난 현재 직원 200여명, 연매출 400억원에 연평균 24%의 성장률을 올리는 알짜 중견기업으로 성장했다.
롯데 CJ 목우촌 등 쟁쟁한 대기업들이 버티고 있는 시장에서 일군 성과이기에 더욱 의미가 크다.
결코 만만치 않은 식품시장에서 20년간 장수한 비결을 묻자 조 대표는 “원칙에는 우직하고 현장에서는 남보다 한발 앞선다”는 말로 대신했다. 조 대표의 원칙경영은 동종업계에서도 남다른 것으로 알려졌다.
외환위기 당시 매출이 폭락했을 때 값싼 원료로 원가를 줄여보자는 한 직원의 말에 화를 내며 ‘최고급 원료’만을 고집한 일화는 지금도 직원들 사이에 회자될 정도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항상 남보다 앞선 아이디어로 시장을 주도해왔다. 피자 위에 소시지를 얹는 ‘토핑’도 그가 처음 고안한 아이디어고, 요즘 맥주집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훈제칠면조다리 훈제치킨 훈제족발 훈제갈비 등의 안주도 에쓰푸드가 맥주집을 공략하기 위해 처음 개발한 것이다.
2년째를 맞는 일반 소비자용 육가공 브랜드 ‘존쿡’에도 그의 한발 앞선 아이디어가 녹아있다. 조 대표는 “지금도 존쿡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국내 소시지ㆍ햄 제품들은 ‘밥’과 함께 먹는 것을 염두에 두고 만들어졌다”며 “원두커피와 베이커리 소비가 급증하고 브런치 문화가 확산되는 것을 보면서 소시지가 안주나 간식이 아닌 주식이 될 때가 왔다는 확신을 가지고 존쿡을 론칭했다”고 밝혔다.
스타벅스처럼 음식을 통해 즐거움과 문화를 파는 기업을 만들고 싶다는 그는 “일반 가정에서 ‘존쿡식 아침식사’를 정착시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문준모 기자 moonj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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