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권도가 1970년대 미중 수교의 물꼬를 튼 탁구처럼 될 수 있을까.
6일 로스앤젤레스를 시작으로 10여일 간 미국 주요도시에서 펼쳐질 북한 태권도 대표단의 이례적인 미국 시범공연을 앞두고 정치적 관심이 뜨겁다. 6자회담이 순항하고, 북핵문제 해결을 전제로 한 북미 관계정상화 논의가 어느 때보다 활발하기 때문이다.
아이오와주의 ‘태권도 타임스’가 초청한 이번 행사는 1년 전에 기획됐으나 북한 미사일 발사 등으로 지난해엔 비자가 발급되지 않아 취소됐다.
이번엔 북한 대표단 18명에 대해 비자가 나와 베이징(北京)을 거쳐 4일 미국에 도착했다. 6~14일 로스엔젤레스, 샌프란시스코와 아이오와의 세다르라피즈, 켄터키 루이빌, 애틀랜타 등에서 공연할 예정이다.
워싱턴대 클라크 소렌슨 한국학 교수는 “미국은 그 동안 소리 나지 않게 북한인에게 비자를 발급해왔다”며 “그러나 18명의 대표단 전원에게 비자를 발급한 것은 매우 큰 변화”라고 평가했다.
71년 당시 저우언라이((周恩来) 당시 중국 총리의 결단으로 베이징에서 열린 미중 탁구대회는 중국 대외개방의 신호탄이었다. 이후 헨리 키신저 미 국무장관과 마오쩌둥(毛澤東) 주석간의 비밀회담 및 72년 리처드 닉슨 미 대통령의 역사적인 중국 방문의 교두보가 됐다.
미중은 이후 10년간 문화교류를 점차 확대하고, 무역규제를 완화하면서 82년 국교정상화에 도달했다.
미 국무부 관계자는 이번 행사에 대해 “‘핑퐁외교’와 직접 비교할 수는 없다”며 “양국 관계발전의 유일한 척도는 6자회담의 순항 여부”라고 말했다.
뉴욕=장인철 특파원 icj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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