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와 중국 등 외국자본이 금융사 인수합병(M&A)이나 지분취득을 통해 미국 월스트리트에 잇달아 상륙하고 있다. 월스트리트 금융사 상당수가 서브프라임 모기지 파동 등으로 자본유입을 원하는데다, 달러 하락으로 미국에 대한 투자 부담이 줄었기 때문이다.
캐나다 TD뱅크가 2일 85억 달러에 미국 커머스뱅크를 인수하기로 한 것은 이 같은 흐름의 대표적 사례이다. 관련 계약에 정통한 제니퍼 톰슨 오펜하이머 애널리스트는 “달러 약세로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에 미국 내 영업을 확대하려는 외국 금융기관의 진입이 더욱 수월해 질 것”이라고 말했다.
TD뱅크의 미국 진입과 맞물려 최근엔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타격을 입은 베어스턴스의 주가는 중국 CITIC그룹의 대지분 매입설로 급등하기도 했다.
마켓워치에 따르면 달러는 최근 유로에 대해 45%나 가치가 하락했고, ‘루니’로 통칭되는 캐나다 달러에 대해서도 30여년 만에 최저치로 하락하면서 외국자본의 미국 금융사 진출을 부추기고 있다.
폭스팻 켈톤의 아담 클라우버 애널리스트는 “미국 내 금융사에 대한 외국자본의 M&A는 비단 은행 뿐 아니라, 보험사, 자산운용사, 특수금융부문에 걸쳐 동시다발적으로 추진되고 있다”고 말했다.
클라우버에 따르면 현재 월스트리트 브로커(증권사) 중에선 아시아 기반을 마련하려는 베어스턴스를 포함해 최근 성장부진을 겪고 있는 ‘이트레이드 파이낸셜’, ‘제프리스그룹’ 등이 투자유치를 모색하고 있다.
또 지분매각이나 M&A를 모색하는 미국 은행으로는 ‘퍼스트커뮤니티뱅코프’ ‘텍사스캐피탈뱅크쉐어스’ ‘콜로니얼뱅크그룹’ 등이 거론되고 있다.
^뉴욕=장인철 특파원 icj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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