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4시간 단독 회담… 평화선언 채택 가능성金위원장, 한때 일정 하루 연장 제안盧 "북핵 폐기" 金 "경협 확대" 제기
2차 남북정상회담 이틀째인 3일 노무현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오전과 오후 잇따라 회담을 갖고 4일 오전 남북 평화 증진 방안을 담은 공동선언을 발표키로 했다. 회담이 난항을 겪으면서 김 위원장이 회담 일정을 하루 연장하자고 제안했다 철회하기도 했다.
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이날 오전과 오후 백화원 영빈관에서 소수 배석자만 참석한 가운데 4시간 가까이 단독 회담을 가졌다. 오전 2시간11분, 오후 1시간40분 동안 진행된 회담에서 양 정상은 북핵 문제 해결과 군사적 긴장 완화 방안, 경제 협력 확대 문제, 국군포로ㆍ납북자 등 인도주의 사안까지 허심탄회하게 의견을 나눴다.
노 대통령은 특히 김 위원장에게 북핵 폐기 필요성을 제기하고, 서해 북방한계선(NLL)과 비무장지대(DMZ)를 평화지대로 바꾸는 방안을 제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개성공단 확대 발전과 남포에 제2의 개성공단식 특구를 조성하는 문제도 논의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위원장은 회담에서 개성공단의 더딘 발전 속도 등에 유감을 표시하며 남북 경제 협력의 폭을 확대할 것을 요구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평양 중구역 옥류관에서 오찬행사를 갖고 "(오전 회담에서 김 위원장이) 평화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갖고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화해와 통일(의제)에 대해서는 논쟁이 따로 없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양 정상이 한반도 평화 체제 구축을 위한 전 단계로 남북 평화선언을 채택하고, 남북 간 신뢰를 회복할 제도 구축에 합의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노 대통령은 그러나 "남측이 신뢰를 갖고 있더라도 북측은 아직도 남측에 여러 가지 의구심을 갖고 있다"며 "예를 들면 개혁과 개방이라는 용어에 대한 불신감과 거부감을 어제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의 면담, 오늘 김 위원장과의 회담에서 느꼈다"고 밝혀 회담 합의 도출에 난항도 예상된다.
이날 회담은 예상 시간인 10시보다 26분 일찍 시작됐고 남측의 경우 권오규 경제부총리, 이재정 통일부 장관, 김만복 국가정보원장, 백종천 청와대 안보실장이, 북측에서는 김양건 노동당 통일전선부장이 배석했다.
한편 이날 오후 회담이 시작된 직후 김 위원장이 노 대통령에게 평양 체류 일정을 하루 더 연장하자고 전격적으로 제의했다. 이에 노 대통령은 "논의해 보겠다"고 밝힌 뒤 결국 예정대로 4일 귀경키로 결정했다. 김 위원장도 이를 수용하면서 일정 연장은 없던 일이 됐다.
노 대통령은 4일 오전 평화자동차 남포공장과 서해갑문을 방문한 뒤 김 위원장 주최 환송 오찬에 참석하고 개성공단을 들러 오후 8시35분께 서울로 돌아올 예정이다.
평양=공동취재단 정상원기자 orno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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