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3일 오전ㆍ오후 두 차례에 걸쳐 노 대통령의 숙소인 백화원 영빈관에서 정상회담을 가졌다. 오전 회담은 9시34분부터 2시간11분간, 오후 회담은 2시45분부터 1시간40분간 진행돼 총 3시간51분간 두 정상간 대화가 이어졌다.
이번 정상회담은 지난 2000년 회담과는 달리 북측의 요구로 평양에 파견된 공동취재단 기자들의 취재 접근이 상당 부분 불허됐다. 정상회담 테이블에 앉은 양 정상의 대화 장면도 2분 가량만 공개됐다. 다음은 현장에 있었던 천호선 청와대 대변인의 전언을 토대로 두 정상의 대화내용을 정리한 것이다.
◇백화원 영빈관 입구에서 악수를 나눈 뒤
▦김정일 위원장(이하 김)= 잘 주무셨습니까.
▦노무현 대통령(이하 노)= 잘 잤습니다. 숙소가 아주 훌륭합니다.
▦김= 이 숙소에서 김대중 대통령도 주무셨습니다.
◇백화원 영빈관 안 벽 그림을 보며 대화
▦김= 큰 물 때문에 정상회담을 연기하게 되었습니다.
▦노= 차를 타고 올라오다 보니 말끔하게 정리되어 있었습니다.
▦김= 그래도 노면이 좋지 않아 불편했을 것입니다.
◇오전 정상회담 모두 발언
▦김= 김대중 대통령은 하늘로 오셨는데, 대통령께서는 군사분계선을 넘어 육로로 오셔서 큰 의미가 있는 것 같습니다.
▦노= 제 스스로 넘으면서 감동을 느꼈습니다. 도로 정비가 잘 되어서 불편하지 않았습니다.
▦노= 어제 평양에 도착했을 때 평양 시민들이 나와서 우리 일행을 따뜻하게, 아주 성대히 맞아주셔서 정말 고맙고 감사합니다. 특히 위원장께서 직접 나오셨었죠. 감사합니다.
▦김= 대통령께서 오셨는데 내가 환자도 아닌데, 집에서 뻗치고 있을 필요 없지요.
◇오후 정상회담 모두 발언
▦김= 내일(4일) 오찬을 평양에서 여유있게 하시고 오늘 일정들을 내일로 늦추는 것으로 해 모레 서울로 돌아가시는 게 어떠십니까.
▦노= 큰 일은 제가 결정하지만 작은 일은 제가 결정하지 못합니다. 경호ㆍ의전 쪽과 상의를 해봐야 하겠습니다.
(회의 막바지)
▦김= 충분히 대화를 나눴으니 (연장) 안 해도 되겠습니다. 남측에도 기다리는 사람들이 있을 테니 본래대로 합시다.
김영화 기자 yaa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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