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평양 백화원 영빈관에서 진행된 정상회담에는 남북의 배석자 인원이 달라 궁금증을 자아냈다.
남측에서는 노무현 대통령 외에 권오규 경제부총리, 이재정 통일부 장관, 김만복 국가정보원장, 백종천 청와대 안보정책실장 등 4명이, 북측에서는 김정일 국방위원장 외에 김양건 노동당 통일전선부장이 홀로 배석했기 때문이다.
이런 차이는 북한 체제 특성으로 풀이된다. 북한에서는 김정일 위원장이 모든 정책 결정권을 쥐고 있기 때문에 분야별 당ㆍ정 관계자를 배석시킬 이유가 없다. 7년 전에도 김용순 통전부장이 김 위원장 곁을 지켰고, 오후부터 임동옥 통전부 제1부부장이 실무 보조 차원에서 함께 했을 뿐이다.
그러나 말 그대로 배석일 뿐 대화는 김 위원장이 주도했다. 북한에서 대남 관계를 총괄하는 김양건 부장은 김만복 원장과 함께 정상회담을 성사시킨 주역이다. 국방위 참사와 노동당 국제부장을 지내며 북핵, 북미ㆍ북중관계를 주로 관리해온 외교통이다.
남측의 경우 2000년 정상회담에 임동원 특보, 황원탁 안보수석, 이기호 경제수석이 배석했던 데 비해 인원이 늘었다. 노 대통령은 합의 사항을 실제로 집행할 장관급 인사를 참석 시켜 회담 자체에 무게를 실었다는 평이다.
이번 회담 의제가 ▦한반도 평화 ▦남북 공동번영 ▦화해와 통일인 만큼 맞춤형 인사를 배석시킨 것. 권 부총리는 경제, 백 실장은 외교안보, 이 장관과 김 원장은 대북 주무부처 책임자라는 점이 고려됐다. 군사분야 논의를 진전시키기 위해 김장수 국방장관 배석도 점쳐졌으나 백 실장이 역할을 대신했다.
정상원 기자 orno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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