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미국상공회의소(AMCHAM)와 주한유럽연합상공회의소(EUCCK) 등은 2일 남북 정상회담과 관련해 “이번 정상 간의 만남을 대대적으로 환영하며 이를 통해 한반도의 긴장이 완화되고 그 동안 부진했던 외국인 투자 유치가 활기를 띨 수 있기를 기원한다”고 공식입장을 밝혔다.
특히 EUCCK는“이번 회담을 통해 외국기업의 개성공단 참여를 이끌어 내는 촉매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개성공단에 대해 각별한 의미를 부여했다.
장자크 그로하 EUCCK 소장은 이번 정상회담에 대한 첫 번째 기대감으로 “경제협력에 대한 구체적 합의가 나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1980년대 평양에서 7년간 상주하며 외국기업의 북한 진출과 북한 기업의 해외 진출 컨설팅을 맡아온 그로하 소장은 “2000년 첫 남북 정상회담 때와 이번과는 상황이 많이 변했다”고 전제하고 “2000년에는 남과 북이 만났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역사적 의미가 컸지만 지금은 경제 협력에 관한 구체적 결과가 있어야만 성공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남북 경협의 첫 물꼬가 자원 공동개발에서부터 출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전망했다.
그는 “한국은 자원이 부족하지만 기술이 있고, 북한은 자원이 풍부하지만 이를 개발할 능력이 없다”며 “자원 공동개발은 남과 북 모두에 이득이 될 것인데 한국은 경제적인 측면에서, 북한은 광업의 부흥을 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로하 소장은 특히 개성공단의 존재가치에 대해 큰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진정한 의미의 남북 경협이 진행중인 프로젝트는 개성공단이 유일하다”며 “개성공단을 더 확대, 발전시켜야 하며 남북한 기업뿐 아니라 외국 기업을 유치해 진정한 국제자유무역지대로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북한이 개성공단 외에 또 다른 경제특구를 선정하는 데 있어 우선 선결돼야 할 조건으로 신뢰감을 꼽았다, 그는 “분쟁 해결과 재산보호 등에 관한 규정을 명확히 하고 통행ㆍ통관이 완전히 자유로워져야 한다”며 “해외자본 유치를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남과 북이 개성공단 체제가 지속될 것이라는 믿음을 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를 위해 “어느날 갑자기 자기가 투자한 시설을 볼 수 없을지 모른다는 불안감을 씻어줄 수 있도록 사업환경의 확실성이 전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빌 오벌린 AMCHAM회장은 이날“우리는 이번 남북정상회담을 환영하며, 회담을 통해 한반도에 평화와 안정이 정착되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오벌린 회장은 남북경협을 위한 선결조건과 관련해서는“개성공단 문제를 둘러싸고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아직 양국 의회로부터 인준을 받지 못한 상태이므로 이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부적합하다”고 즉답을 피했다.
장학만 기자 loca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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