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는 2002 축구월드컵과 2003 하계 유니버시아드의 성공적 개최에서 얻은 자신감을 바탕으로 2011년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유치전쟁’에 뛰어들었다.
대구는 2005년부터 대구국제육상경기대회를 개최하며 육상 불모지 이미지를 불식시키기 위해 노력했다. 지난해엔 남자 100m 저스틴 게이틀린(미국), 남자 110m 허들의 류시앙(중국), 여자 장대높이뛰기의 옐레나 이신바예바(러시아) 등 세계 최고 스타들을 한 자리에 불러모았다.
대구의 이런 노력은 헛되지 않았다. 대구는 지난 3월 케냐 몸바사에서 열린 2011년 세계육상선수권대회 개최지 선정 투표에서 쟁쟁한 도시들을 물리치고 개최권을 따냈다.
3일 대구월드컵경기장에서는 제3회 대구국제육상경기대회가 열렸다. 세계선수권대회 유치 확정 이후 처음이었다. 외형적으로는 지난해와 크게 달라진 게 없었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우려되는 대목이 없지 않았다.
우선 2007 오사카세계육상선수권대회 3관왕 타이슨 가이(미국)는 대회 이틀 전인 1일 부상을 이유로 불참을 통보했다. 시작 전부터 김이 샌 대목이 아닐 수 없었다.
류시앙은 경기가 열리기 불과 4시간 전인 오전 11시50분 대구에 도착했다. 아무리 이벤트 성격이 짙은 대회라지만 세계 최고 선수들을 보기 위해 경기장을 찾은 관중에 대한 예의가 아니었다.
경기장 주변 차량통제 등 질서도 낙제점이었다. 월드컵경기장 주변 도로는 오전부터 차량들로 뒤엉켜 아수라장이었지만, 경찰의 손길은 거의 미치지 못했다. 자녀들을 데리고 온 한 주부는 “이렇게 복잡하고 무질서할 줄 알았더라면 차라리 오지 말 걸”이라며 짜증 섞인 한마디를 던졌다.
대구=최경호 기자 squeez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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