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정상회담 마지막 날인 4일 일정의 백미는 노무현 대통령의 개성공단 방문이다.
군사분계선(MDL)에서 불과 5㎞ 북쪽에 위치한 개성공단은 남북 경제 협력의 상징처럼 여겨지는 곳이다. 원래 인민군 최전방 부대가 있던 자리에 2004년 7월부터 총 2,000만평 개발을 목표로 사업이 시작됐고, 10월 초 현재 45개의 남측 기업이 입주해 북측 노동자 1만7,800여명을 고용하고 있다.
남측의 기술과 자본, 북측의 노동력이 결합된 이곳을 노 대통령이 서울 귀환 길에 들르는 것은 남북 공동 번영에 대한 의지를 과시하는 측면이 크다.
노 대통령은 2일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의 환영만찬에서도 “남북 간 합의는 많았지만 실천이 따라주지 못했다”며 “(개성공단처럼) 서로에게 이익이 되는 일을 찾아 함께 실천한다면 더 큰 신뢰를 쌓고, 신뢰 증진은 한반도 평화와 민족 공동 번영의 미래를 여는 토대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통령 내외가 방북 때 착용한 손목시계도 개성공단에서 생산한 로만손 제품이다.
이러한 노 대통령의 의지와는 달리 3일 정상회담에서 두 정상은 개성공단에 대해 미묘한 인식차를 드러냈다. 노 대통령은 이날 오전 회담을 마친 뒤 “한 가지 쉽지 않은 벽을 느꼈다”며 개성공단을 개혁ㆍ개방의 상징으로 취급하는 우리식 관점에 대해 북측이 가졌을 불만에 대해 이해를 표시했다. 또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개성공단의 속도 문제를 하소연한 사실도 밝혔다.
가장 큰 관심은 김 위원장이 개성공단 방문 길에 동행할지 여부다. 북측은 회담 사전 협의과정에서 “개성공단 방문 시 김 위원장이 방문하지 않는다”고 입장을 통보해 왔다. 따라서 현재로서는 노 대통령의 단독 방문으로 예정돼 있다.
그러나 파격 연출에 능한 김 위원장이 동행할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 김 위원장은 이번 정상회담에서 일정을 하루 연장하자고 제의할 정도로 적극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번 회담에서 남측이 가장 중요한 의제 중 하나로 여기고 있는 개성공단 문제에 대해 ‘섭섭치 않은 대접’을 해 줄 것이라는 기대감도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
김광수 기자 rolling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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