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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시-이명박 면담 무산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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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시-이명박 면담 무산 왜?

입력
2007.10.04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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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이명박 대선후보와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의 면담이 무산되면서 여러 가지 뒷말이 나오고 있다. 미 백악관이 전날 면담 계획을 공식 부인한데 이어 이 후보측도 3일 “면담이 무산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지난달 28일 면담 사실을 발표 한 뒤 불과 5일만에 상황이 뒤바뀌었다. 이 후보측이 외교력 한계를 보인 것은 물론 국ㆍ내외적으로 망신을 당한 것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한나라당 나경원 대변인은 3일 “그동안 우리는 우리측 라인을 통해서 면담성사 여부를 전해 들었는데, 지금 미 백악관과 대사관이 부인하고 있다”며 “미국측이 다른 입장을 밝혔으므로 우리는 미국측의 입장을 이해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는 4강 외교를 경제ㆍ자원 외교로 추진하는 만큼 부시 대통령과의 면담 성사 여부와 관계없이 4강 외교는 계속 추진한다. 일정은 재조정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후보의 핵심측근도 “사실상 면담이 무산된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면담을 주선했다는 백악관 국가장애위원회 강영우 정책위원도 이날 본지와의 전화통화에서 “한국의 언론과 정치인들이 이 문제를 이상한 방향으로 끌고 가는 바람에 다 성사됐던 면담이 이뤄지지 않을 수도 있게 됐다”며 면담 불발을 인정하는 쪽으로 말을 바꿨다.

부시 면담 해프닝이 벌어진 근본적인 이유는 이 후보측이 공식 외교라인이 아닌 비공식 통로로 면담을 성사시키려 했다는 데 있다는 지적이다. 이 후보측은 강 위원에게 면담 추진 과정을 전적으로 의존했다. 이 때문에 면담 사실이 공개된 뒤 미 국무부와 우리 정부가 모두 불쾌감을 표하고 문제를 제기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상황이 꼬인 것이다. 이 후보측이 외교적 프로토콜에 무지했거나 무시했던 셈이다.

섣부른 면담 발표도 문제였다. 특히 강 위원이 지난달 28일 워싱턴 특파원들에게 면담 성사 소식을 전하자 이 후보측이 백악관의 공식 채널에 확인도 충분히 거치지 않고 이를 언론에 발표해 버렸다. 당시 이 후보측은 “미국측이 이 후보의 위상을 인정한 것”이라는 의미까지 부여했다.

이 후보측에서는 우리 외교부가 주한 미 대사관과 미 국무부 등에 유감 표명 등 다양한 형태로 부정적 신호를 전한 것이 면담 불발의 한 원인이었다는 주장도 한다.

당 안팎에선 지난 6월 부시 대통령 면담 추진 무산과 9월 말 예정됐던 푸틴 러시아 대통령 면담 무기 연기에 이어 이번 사태까지 터지자 이 후보의 외교라인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일고 있다. 이 후보측이 주변 4강 지도자와의 면담에 집착해 무리수를 두는 것이 화를 부르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워싱턴=고태성특파원 tsgo@hk.co.kr정녹용기자 ltre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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