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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정상회담/ "일단 와보시라" 북한식 손님접대 여러 차례 부작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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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정상회담/ "일단 와보시라" 북한식 손님접대 여러 차례 부작용

입력
2007.10.04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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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남북정상회담에서 정상 외교 격식을 벗어난 북한의 행동이 논란을 부르고 있다. 일정 및 장소가 시도 때도 없이 바뀐 데다 정상회담 배석자의 격과 인원에서도 국제적 외교 관례에서 벗어났기 때문이다.

노무현 대통령의 평양 방문 첫날인 2일 오전 북측은 남북이 당초 합의했던 공식환영식 장소를 조국통일 3대헌장 기념탑에서 인민대학습당으로, 다시 4ㆍ25문화회관 광장으로 바꿨다. 김 위원장의 출영도 2시간여 전에야 알려 줬다. 덕분에 3대혁명전시관 참관은 연기되고 말았다. 또 3일에는 김 위원장이 오전 회담 예정 시각(오전 10시)보다 30분이나 앞서 나타나 회담도 덩달아 당겨졌다.

이는 철저히 사전 계획에 따라 이뤄지는 정상 외교 관례와는 한참 거리가 먼 것이다. 국가원수는 철저한 신변 보호가 필요한 데다 국가 현안 처리에 장애가 될 수도 있어 정상 외교에서 갑작스러운 시간 및 동선 변경은 금기로 여겨진다.

또 3일 오전 정상회담 당시 우리 측에서는 노 대통령 배석자로 권오규 경제부총리, 이재정 통일부 장관, 김만복 국가정보원장, 백종천 청와대 안보실장이 나섰지만 북측에서는 김 위원장 배석자로 장관급인 김양건 통일전선부 부장만 참석했다. 회담 배석자의 격과 인원을 맞추는 문제는 정상회담에서 기본 중의 기본에 속하는 사안이지만 이런 것조차 철저히 무시됐다.

사실 정상 외교의 격식 일탈은 지난달 정상회담 개최에 합의하면서 한반도 평화, 남북한 공동번영, 화해와 통일이라는 큰 틀의 3대 의제만 정한 채 회담 과정에서 세부 사항을 정하자는 북측의 자세에서 이미 시작됐다. 북측의 정상 외교 스타일은 “일단 평양으로 들어오면 섭섭치 않게 해 주겠다”는 ‘손님 대접론’이다. 모든 결정을 김 위원장이 직접 내리기 때문에 사전 조율이 별로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처럼 외교 관례에서 벗어난 정상 외교 스타일은 과거 여러 차례 부작용을 낳았다. 2000년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의 평양 방문 의제 조율 당시 미측은 북측의 미사일 개발 포기에 대한 확답을 요구했지만 북측은 일단 들어오면 잘해 주겠다며 확답을 미뤄 북미 관계의 획기적 개선 기회를 놓쳤다.

1차 정상회담 당시 김 위원장이 순안공항에 ‘깜짝 영접’을 나와 김대중 전 대통령을 감동시키기는 했지만 만약 김 전 대통령이 실례로 받아들였다면 문제가 될 수도 있었다.

서울의 외교소식통은 “격식 일탈은 외교적 무례가 될 수 있다”며 “북측이 정상국가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우선 국제 관례를 최대한 지키려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정진황 기자 jhch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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