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가가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우며 남북정상회담 ‘축포’를 쐈다.
2일 종합주가지수(코스피)는 전날보다 51.42포인트(2.62%) 오른 2,014.09로 마감했다. 2개월여 만에 전 고점(7월 25일 2,004.22)을 뛰어넘은 사상 최고치다. 코스닥지수도 7.20포인트(0.90%) 오른 810.32로 장을 마쳤다. 코스피 시가총액(1,007조2,580억원)도 사상 처음 1,000조원을 돌파했고, 코스닥과 합친 시가총액도 1,115조8,740억원으로 최고를 기록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5일 만에 매수세로 돌아서 지난해 12월 14일 이후 최대 규모인 6,231억원 어치를, 기관은 923억원 어치를 각각 순매수했다.반면, 개인은 차익 실현에 나서 7,136억원을 순매도했다.
아시아 증시도 일제히 올라 홍콩 H지수가 5% 이상 급등했고, 일본 닛케이지수(1.19%), 대만 가권지수(1.42%)도 올랐다. 특히 신흥시장은 최근 브라질, 중국, 인도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고 싱가포르, 홍콩, 호주 증시도 잇따라 전고점을 넘어서는 등 초강세장을 연출하고 있다.
이날 급등은 무엇보다 전날 사상 최고치로 치솟은 미국 증시(다우존스지수 14,087.55)의 영향이 컸다. 추가 금리인하와 3분기 기업실적 발표 기대감이 호재로 작용한 탓이다. 여기에 남북정상회담에 따른 국내ㆍ외 투자자들의 심리 개선도 한몫 했다.
전문가들은 국내 주식시장 상승세가 앞으로도 이어지겠지만, 2,000선을 확실히 넘어서려면 시간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김영익 하나대투증권 부사장은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사태를 극복해 가는 전 세계적 주가 상승세에 정상회담이 화룡점정(畵龍點睛) 역할을 했다”며 “2,000 안착까지는 좀 더 시간이 필요하겠지만 7월 돌파 때보다는 안정적 상승 기대감이 더 높아졌다”고 말했다.
하지만 미국 증시가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은 여전하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미국 존슨 리서치그룹의 크리스 존슨 최고경영자는 “최근 주가 상승세는 심리적 현상”이라며 “투자자들이 실물경기의 악화 가능성을 외면하고 호재만 보고 있다”고 경고했다.
뉴욕=장인철특파원 icjang@hk.co.kr김용식기자 jawoh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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