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정상회담 남측 공식수행단이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첫 대면하는 과정에서 정보기관과 국군을 지휘하는 김만복 국가정보원장과 김장수 국방부 장관의 행동이 극명하게 대조됐다.
2일 북한 4ㆍ25문화회관에서 열린 남측 방북단 공식환영식에서 김 위원장은 노무현 대통령과 함께 북측 육ㆍ해ㆍ공 3군 의장대의 분열을 관람한 뒤 연단을 내려와 도열해 있던 남측 공식수행원들과 차례로 인사를 나눴다.
김 위원장은 악수를 하던 중 김 원장 차례에 와서는 특별히 몇 마디 말을 건네며 친근함을 보여 단연 눈길을 끌었다. 이에 김 원장은 두 손으로 김 위원장의 오른손을 꼭 잡으며 깍듯이 고개를 숙였으며, 김 위원장이 한동안 자신 앞에 머물자 재차 고개를 가볍게 숙이며 응대했다.
반면 김 원장 옆 자리에 있었던 김장수 국방장관은 김 위원장과 악수하면서도 작정한 듯 고개를 수그리지 않았다. 육사 출신인 김 장관은 키가 훤칠해 그가 뻣뻣이 서서 악수하는 모습은 더욱 도드라졌다.
2000년 정상회담 때는 안보 공백 등을 이유로 국방장관이 공식수행단에 참가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 정상회담에서는 핵심 의제인 평화체제 정착을 위해선 군비통제 등 군사분야 협력이 필수적이라는 판단에 따라 김 장관이 공식 수행원에 포함됐다.
김 원장의 공손함은 이번 회담을 위한 대북 특사로 방북했던 전력이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그러나 국정원장이 대간첩 작전을 지휘하는 정보기관의 수장이라는 점을 지적하며 김 장관의 꼿꼿한 자세를 오버랩 시키는 시각도 적지 않다.
앞서 노 대통령은 행사장에 도착한 직후 인민군의 사열을 받은 다음 먼저 북측 주요 인사 21명과 악수를 나눴다.
김영화 기자 yaa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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