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 경영대가 성적 우수 학생을 대상으로 한 전액 장학금 수혜 폭을 확대하기 위해 전체 학생의 등록금을 무려 2배나 인상하는 방안을 논의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학생들은 ‘장학금 비용 떠넘기기’ ‘성적에 의한 등록금 차별’이라며 등록금 인상액과 장학금 명목 등을 알아본 뒤 대응 수위를 정하겠다며 반발하고 나섰다.
고려대 경영대는 지난달 12일 개강후 첫 교수회의에서 전체 학생의 등록금을 2배 인상해 성적 우수 상위 30% 학생들에게 전액 장학금을 주고, 나머지 학생들에 대한 등록금 수혜 비율도 연차적으로 높이는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2일 밝혀졌다.
장하성 경영대 학장은 “우수 인재를 적극 양성하고 국제경쟁력을 향상하기 위한 장기 발전계획안의 일부로 제시한 아이디어”라며 “등록금 인상액과 장학금 수혜 비율 등 학교측과 논의한 부분은 아직 없다”고 해명했다. 경영대의 한 교수는 “많은 교수들이 학교 발전과 장학금 확충을 위해 등록금 인상이 필요하다는 데 동감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학생들은 “장학금 비용을 일반 학생에게 전가하는 것은 부당하다”며 반발했다. 이형균(21) 경영대 부학생회장은 “엄격한 상대평가제에서 장학금 혜택을 받지 못하는 하위 성적의 학생들은 현행 348만원의 2배, 연간으로 따지면 1,400만원을 내야 한다”며 “성적우수자만을 위한 장학금을 위해 전체 학생의 부담이 가중돼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학생회는 이날 경영대 학장을 항의방문 해 등록금 인상액과 장학금 명목 등 학교측의 계획 등을 물은 후 등록금 인상 반대 캠페인 등 대응 방안 모색에 나섰다.
이현정 기자 agada20@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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