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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책] 뒤샹과 친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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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책] 뒤샹과 친구들

입력
2007.10.02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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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우 / 미술문화"예술과 사물 간에 만리장성은 없다"

프랑스의 화가ㆍ조각가 마르셀 뒤샹이 1968년 10월 2일 81세로 사망했다. 현대미술에 가장 큰 영향을 준 작품, 단일 현대미술 작품으로 가장 많이 논의된 작품이 뒤샹의 <샘> 이다. 남자 화장실에 가면 반드시 있게 되어있는, 변기 제조회사에서 대량 생산된 기성제품(레디메이드ㆍready-made)인 소변기 하나를 뒤집어놓고 R. Mutt(바보얼간이라는 뜻)라고 서명한 뒤샹의 작품이 바로 <샘> 이다.

진중권(44)은 <미학 오디세이> 2권에서 이렇게 쓰고 있다. “ <샘> 이 다른 변기들과 달리 예술작품인 까닭은 무엇인가? 그는 과연 무엇을 창조한 걸까? 그것은 바로 ‘코드(code)’, 즉 하나의 변기를 예술작품으로 간주하는 사회적 관습이다.” 뒤샹은 수천년 동안 지속됐던, ‘눈의 즐거움’에 봉사하는 미술이라는 관습을 부정하고, 과연 예술은 무엇이고 예술가는 무엇인가 하는 근본적 의문을 던졌던 것이다. 다시 진중권의 표현을 빌리면 뒤샹으로부터 “예술과 사물 사이에 만리장성은 없다.”

또 다른 뒤샹의 유명한 작품은 이다.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모나리자> 에다 코 밑에는 콧수염을, 턱 밑에는 염소수염 같은 걸 그려넣었다. 이래놓고 뒤샹이 붙인 작품 제목을 프랑스어 발음대로 읽으면 “그녀는 엉덩이가 뜨겁다”는 뜻이 된다.

뒤샹은 이런 기상천외한 아이디어로 반예술의 다다이스트로 분류되기도 하지만 그는 평생 “예술만이 한 인간이 진정한 개인으로서 제 의사를 전달할 수 있는 유일한 형태의 활동”이라는 신념을 갖고 있었다. 재미 미술비평가 김광우가 쓴 <뒤샹과 친구들> 은 1915년 이후 주로 뉴욕에 거주했던 뒤샹의 활동, 그와 브르통 마티스 아폴리네르 등과의 교유를 중심으로 20세기 미술사를 조망하고 있다.

하종오 기자 joh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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