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형 건설업체들이 북한 모래 채취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 움직임이다.
1일 업계에 따르면 대우건설 등 대형 업체들은 4월 평양에서 열린 제13차 경제협력추진위원회에서 합의한 한강과 임진강 하구 골재채취사업이 이번 남북정상회담의 경제분야 주요 의제가 될 것으로 보고 북한 시장 진출을 위한 준비작업에 착수했다.
과거 대북사업에 관여했던 대우건설과 현대건설은 이미 토목사업팀을 중심으로 북한 모래사업에 대한 시장성 검토에 들어갔다. 그 동안 일부 중소 골재업체들이나 관심을 갖던 북한 모래 채취사업에 대형 건설사들이 발벗고 나선 것은 북한산 모래의 탁월한 경제성과 함께 북한 내 사회간접자본(SOC)사업 활성화에 대한 기대감 때문이다.
임진강 강사(江沙ㆍ강에서 나는 모래)의 경우 매장량이 최소 10억 루배(모래 계량단위 ㎥)로 현재 거래가치로만 14조원에 이른다.
현재 강 모래가 부족해 대부분 해사(海沙ㆍ바다모래)로 아파트를 짓는 건설사 입장에선 값싼 북한산 강사를 들여오면 만성적 자재난을 더는 동시에 주택의 품질도 높일 수 있다. 건설업계는 한강하구 골재채취사업이 본격화하면 작년 1년 간 수도권에서 사용한 모래양인 연간 최대 5,000만 루배의 모래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건설사들은 특히 북한이 모래 판매 수익을 대규모 SOC사업에 투입할 것으로 보고 모래 채취사업을 통해 형성된 인맥을 시장 선점에 적극 활용한다는 전략이다. 북한은 남포항 현대화와 평양~원산 고속도로 건설, 경의선ㆍ경원선 현대화 등이 절실한 입장이나, 재원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남북 관계가 개선돼 제2 개성공단 착공과 경수로 건설 등이 진행되면 사업 규모는 눈덩이처럼 불어나 주택경기 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건설사들에게 큰 힘이 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공개된 산업은행 보고서에 따르면 2015년까지 북한 SOC사업 규모는 15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한강하구의 모래는 바다모래를 세척해 쓰는 해사가 아니라 최고의 질을 갖춘 강사라는 점에서 사업성이 크다”며 “북한이 모래사업으로 수조 원의 이익을 챙길 경우 곧바로 SOC사업에 투자할 것으로 보여 상당한 ‘북한특수’를 누릴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손재언 기자 chinas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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