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를 비롯한 국내 자동차 업체들은 국내 생산공장 확대를 사실상 중단해 일본 업체들과 대조를 보이고 있다. 날로 치솟는 인건비와 원재료가격 탓에 수익을 맞추기가 어려운데다 세계 각국의 높은 무역장벽을 뚫기에는 해외 공장 건설이 더 매력적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실제 현대차는 1996년 아산 공장 준공 이후 국내 신규 공장 설립을 중단했다. 현대차의 국내 공장 생산능력은 울산, 아산, 전주 공장을 모두 합쳐 총 176만대로 몇 년째 답보 상태를 보이고 있다. 반면, 현대차는 96년 이후 세계 시장으로 눈을 돌려 미국 알라바마 공장, 체코 공장 등을 잇따라 설립했다.
그런데 현대차의 해외 공장 설립에는 노조의 보이지 않는 힘이 작용했다는 게 업계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자기 밥그릇 챙기기에 급급한 노조가 국내 생산시설 확대를 반대함에 따라 해외로 눈을 돌릴 수 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현대차는 노조와 합의 없이는 국내 공장에서 생산량 증대나 신규 차종 라인 설치 등이 불가능해 단 한대의 자동차도 추가로 생산할 수 없는 게 현실이다.
기아차는 물론, 외국계로 넘어간 르노삼성차, GM대우차, 쌍용차 역시 상황은 마찬가지다. 노조를 의식한 본사의 투자 축소로 국내 공장 확대는 언감생심이다. 국내 자동차 산업이 일본 메이커 등 글로벌 업체들과의 경쟁에서 뒤쳐질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것도 당연하다.
한편, 대한상공회의소가 최근 국외 공장을 가진 국내 기업 278개사를 대상으로 운영 실태 등을 조사한 결과, '국내 이전 계획이 전혀 없다'는 응답이 93.5%에 달해 해외 생산 거점의 국내 '유턴'에 대해 대단히 부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유인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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