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합민주신당 대선후보 3명은 1일 대전에서 충청 표밭을 일구며 중반 레이스에 돌입했다. 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과 손학규 전 경기지사, 이해찬 전 총리 등 세 후보는 이날 오후 배재대 21세기관에서 열린 신당의 대전충남 합동연설회에서 노무현 대통령의 명의도용 사건 등 불법 동원선거 문제를 도마 위에 올려 설전을 벌였다.
정 전 의장은 "경선 후반전에는 아름다운 경선에 나서자"며 깨끗한 선거와 페어플레이를 강조했다. 그러나 이내 "본인이 하면 카풀동원이고 정동영이 하면 차량동원이냐"며 자신에 대한 집중공격에 대해 반박에 나섰다. 이 순간 손 전 지사와 이 전 총리 지지그룹에서 일제히 야유와 항의가 쏟아졌다.
정 전 의장은 이어 "저를 지지하는 당원 한 분이 의욕에 넘쳐 우리당 당원명부를 이용해 선거인단을 등록하다 노 대통령 이름이 들어갔다"고 스스로 밝히며 공세차단에 나섰다.
"후보 사퇴하라"는 상대 진영의 고함이 터졌지만 정 전 의장은 "지지자 입장에서 국민경선 참여를 높이기 위해 가능한 많은 당원을 등록시키려 했을 것"이라며 "경위야 어떻게 됐든 노 대통령에게 미안하게 됐다. 재발하지 않도록 약속한다"고 사과했다.
이에 대해 손 전 지사는 "대선에서 이길 수 없다는 패배주의에서 경선 부조리가 나온다"고 본선경쟁력을 거론하면서 "구태정치로 대통령 이름이 명부에 올라가고 여성의원이 폭행 당하는 데 대한 근본 대책이 필요하다"고 정 전 의장을 겨냥했다.
첫 연사로 나선 이해찬 전 총리는 정 전 의장에 대한 직접 공세를 자제했다. 신당 관계자는 "충청도에선 남 공격하면 오히려 역효과가 난다"고 이를 해석했다. 이 전 총리는 평화공약에 연설의 대부분을 할애, "이명박 후보가 미국 부시 대통령 만나면 '당신은 6자회담 방해할 사람이니 안된다.
북측에서도 안 한다고 할지 모르니 당신이 당선되면 곤란하다'는 얘기 들을 것"이라며 "내가 대통령이 되면 18대 국회 열리자마자 국가보안법과 300만 예비군을 폐지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전 총리는 "한나라당과 이명박 후보 세력은 군대를 동원해서라도 행정수도를 막겠다고 했지만 참여정부는 해냈다"며 행정중심복합도시 착공을 부각시켰고, 손 전 지사는 "경기지사로서 과천이 없어진다는 얘기인데도 행복도시를 공개 지지해 고생했다"며 표심을 자극했다.
정 전 의장은 '대통령 손학규, 감사원장 이해찬, 외교통상부 장관 정동영' 이라고 쓰인 플래카드 내용을 거론한 뒤 "유시민 국무총리, 저건 좀 너무 한다"며 여유를 보이기도 했다.
대전=박석원 기자 s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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