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대구구장서 열린 삼성-KIA전. 경기에 앞서 3루쪽 삼성 덕아웃을 찾은 김성한 MBC-ESPN 해설위원은 선동열 감독에게 “오늘 포스트시즌 진출을 확정하면 샴페인은 아니더라도 소주라도 뿌리고 자축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농담을 던졌다.
2005년 첫 지휘봉을 잡아 2년 연속 정규시즌과 한국시리즈 동반 우승을 차지한 선 감독은 양에 차지 않는다는 듯 허탈한 웃음을 지었다. 비록 한국시리즈 직행이 아닌 4강행 티켓이지만 손에 넣기는 쉽지 않았다.
삼성 타선은 지난해까지 5년간 단 1승에 그친 KIA 왼손 선발 문현정에게 6회까지 무득점으로 끌려 갔다. 그러나 0-1로 뒤지던 7회 잡은 한번의 찬스에서 4안타와 밀어내기 볼넷 1개를 묶어 4점을 뽑고 순식간에 경기를 뒤집었다.
선 감독은 역전에 성공하자 조현근-윤성환에 이어 9회 철벽 마무리 오승환을 투입, 승리를 확정지었다. 오승환은 1이닝을 1피안타 2탈삼진 무실점으로 막고 39세이브를 기록, 사상 첫 2년 연속 40세이브 대기록에 1개만을 남겨뒀다.
4-1 승리를 거둔 삼성은 97년 이후 11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하는 위업을 달성했다. 삼성은 97년 최종 순위 4위를 기록한 것을 시작으로 지난해까지 한국시리즈 우승 3회(2002년, 2005~2006년) 준우승 2차례 등 뛰어난 성적을 거뒀다.
선동열 감독은 경기 후 “9일부터 준플레이오프가 시작되기 때문에 시간을 갖고 대비하겠다”며 “한국시리즈에 직행한 지난 2년과는 다르지만 선발들이 최소한 5이닝은 버텨줘야 승산이 있다”고 밝혔다. 삼성에 역전패를 당한 KIA는 남은 경기 결과에 관계없이 지난 2005년에 이어 2번째로 최하위로 떨어졌다.
부산에서 2위 두산은 롯데를 9-2로 대파했고 플레이오프 직행 매직넘버를 ‘1’로 줄였고, 최근 STX 그룹의 인수설이 나온 현대는 수원에서 선두 SK를 7-4로 꺾고 2연승을 달렸다. 현대는 롯데를 제치고 8월11일 이후 51일 만에 6위를 탈환했다.
잠실에서는 3위 한화가 선발 류현진의 호투를 앞세워 LG를 3-2로 꺾었다. 류현진은 7이닝 5피안타 9탈삼진 1실점의 호투로 시즌 17승째를 따냈다. LG는 1997년 이후 10년 만에 홈 관중 90만명을 돌파했지만 4위 삼성이 승리하는 바람에 포스트시즌 진출이 완전히 무산됐다.
대구=이승택기자 lst@hk.co.kr수원=이상준기자 j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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