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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공기업 방만경영 조장하는 감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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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공기업 방만경영 조장하는 감사들

입력
2007.10.02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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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업의 고질적인 방만 경영은 억대 연봉을 받는 감사들의 자질과 역량 부족ㆍ부실에 큰 원인이 있다는 공개 보고서가 나왔다. 기획예산처가 교수ㆍ회계사 등으로 구성된 평가단에 의뢰해 87개 주요 공공기관의 지난해 경영실태를 심사한 결과다.

정권 주변 인사들이 전문성과 관계없이 보은성 낙하산 인사로 고액 연봉의 공기업 감사를 꿰차는 경우가 흔해 내부감사 기능이 실종됐다는 지적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그러나 이들의 도덕성 부재와 책임감 결여를 명시적으로 질타한 보고서는 또다른 의미가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전력은 전기요금 조정약관 개정 등의 중요 이사회 안건을 다루며 서면으로 대체했고, 평가단의 출자회사 민영화 권고도 수년째 무시해왔다. 주택공사는 자회사에 평균 낙찰가보다 높은 가격으로 공사를 발주하는 부당지원을 서슴지 않으면서 부채를 키웠다.

토지공사는 수도권 등의 택지개발 사업에서 과다한 개발이익을 챙겼고 철도공사는 정부 기준의 3배를 넘는 64명의 노조 전임자를 용인했다. 석탄공사 농업공사 조폐공사 등에서도 내부 감사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한 사례가 비일비재하다.

공기업의 경영구조가 점차 개선되고 있고, 임직원들도 과거와 같은 도덕적 해이를 불식하려고 노력해온 것을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 보고서도 이들 공기업이 지배구조 윤리경영 수익확대 등에서 많은 진전을 보였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공기업의 방만한 경영사례가 여전히 많은 것은 경영진을 견제할 수 있는 전문성과 책임성, 그리고 도덕성을 갖추지 못한 사람들이 감사로 선임돼 감시자보다 방관자 또는 동조자 역할을 하고 있다는 뜻이다.

공기업의 감사가 중요한 이유는 부실한 경영효율성이 특정 조직의 이익을 해치는 데 그치지 않고 국민의 주머니와 국정의 신뢰문제로 직결되기 때문이다.

권력에 의한 낙하산 인사가 누차 비난을 받는 것도 임기 동안 적당히 조직의 들러리를 서면서 공짜 외유 등 제 잇속만 챙길 개연성이 크기 때문이다. 공기업 감사가 정권의 전리품이 되는 한 개혁은 공염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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