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개막하는 체코 뮤지컬 <햄릿> 의 한국 라이선스 공연을 앞두고 원작자 야넥 레데츠키(45)가 처음으로 방한했다. 2000년에 첫 선을 보인 <햄릿> 은 체코에서 600회 이상 상연됐으며 2004년에는 뉴욕 브로드웨이 무대에 올라 좋은 반응을 얻었다. 햄릿> 햄릿>
법학도 출신인 레데츠키는 1987년에 데뷔해 200여 곡의 노래를 발표한 ‘체코의 국민가수’. <햄릿> 의 작사, 작곡은 물론 햄릿 역으로 직접 출연까지 했다. 햄릿>
“셰익스피어의 혼이 씌었다고 밖에 표현할 수가 없네요. 경주마가 된 듯 다른 소리는 들리지 않고 햄릿만 보였으니까요.”
콘서트 실황중계시 62%의 체코 최고 시청률 기록을 세울 정도로 폭발적인 인기를 모았던 레데츠키가 데뷔 11년 만에 뮤지컬 제작에 뛰어든 이유를 묻자 “특별한 계기를 설명하기 어려울 정도로 셰익스피어와 햄릿에 홀렸다”고 기억을 더듬었다.
“90년부터 음악 작업을 함께 하고 있는 마틴 쿰작(<햄릿> 편곡자)이 97년 6집 앨범 작업 중 갑자기 ‘듣기에만 좋은 이런 음악은 그만하고 좀 더 진지한 음악을 해 보지 않겠냐’며 셰익스피어 4대 비극을 건네주더군요. 녹음 스튜디오 앞 정원에서 그와 이야기를 나누다 불과 2시간 만에 햄릿을 뮤지컬로 만들자고 결심했습니다.” 햄릿>
그는 당장 쿰작과 함께 뉴욕으로 향했고 1년간 사비를 들여 브로드웨이 뮤지컬을 관람하고 공부했다. 그 덕분에 뮤지컬이야말로 음악을 통해 더 많은 이야기를 전할 수 있는 매체라는 깨달음을 얻었다.
“체코에 돌아와 햄릿을 뮤지컬로 만든다고 하니 다들 미쳤다고 했어요. 뮤지컬은 밝고 흥겨운 장르인데 비극으로 어떻게 뮤지컬을 만드냐는 거죠. 신성시 되는 <햄릿> 같은 작품에 너 같은 대중가수는 손댈 수 없다고 하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햄릿>
<햄릿> 을 올릴 공연장을 찾는 데도 난항을 거듭하던 레데츠키는 결국 뜻이 맞는 세 친구와 함께 전 재산을 털고 은행 대출까지 받아 연극ㆍ뮤지컬 극장 ‘칼리히 시어터’를 직접 지었고 1,000만 명의 관객을 동원하는 데 성공했다. 햄릿>
레데츠키는 2003년 두 번째 뮤지컬 <갈릴레오> 를 내놓은 데 이어 내년 9월 공연을 목표로 세 번째 뮤지컬 <오델로를 잊어라(forget othello)> 를 쓰고 있다. 그는 “뮤지컬 작사와 작곡은 하면 할수록 어려운 작업이어서 <햄릿> 때 얼마나 운이 좋았는지 깨닫게 된다”면서 “신에게 감사할 게 아니라(Thank God), 좋은 스토리를 남긴 셰익스피어에게 감사해야 할 것 같다”고 했다. 햄릿> 오델로를> 갈릴레오>
지난달 28일 입국한 레데츠키는 아직 <햄릿> 한국 공연팀의 연습은 보지 못했지만 햄릿을 맡은 세 명의 배우 중 한 사람인 김수용 주연의 <해어화> 를 관람한 뒤 “(김수용이) 햄릿 역할에 무척 잘 어울린다”고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한국 연출가(왕용범)와 대화를 나눠 보니 클라우디우스의 악행의 배경을 권력욕이 아닌 거투루트에 대한 사랑 때문으로 그린 내 의도를 정확히 짚어내 기뻤다”며 한국 공연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해어화> 햄릿>
레데츠키는 뮤지컬 <햄릿> 의 리허설과 본 공연을 관람하고 8일~14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인터콘티넨탈 호텔에서 열리는 체코 페스티벌 ‘체크 잇 아웃(Czech It Out)’에 참가한 뒤 15일 이한한다. 햄릿>
김소연기자 jollylif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