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차 남북정상회담이 하루 앞으로 다가오면서 대기업 총수와 최고경영자(CEO)가 수행단에 포함된 기업들의 행보가 빨라졌다. 2일 방북하는 경제계 인사는 당초보다 1명 더 늘어난 18명.
해당 대기업과 업종대표 단체, 공기업들은 이번 정상회담에서 경제문제가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것으로 보고 준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총수와 CEO의 발언과 행동 하나하나가 큰 파장을 불러올 수 있기 때문이다. 총수와 CEO들이 별도 수행자 없이 여행가방을 끌고 단신 방북하는 것도 해당 기업들을 불안케 하는 요인이다.
이에 따라 기업들은 다양한 경로를 통해 북한과 남북경협 관련 정보를 수집, 총수와 CEO들의 사전 학습에 열을 올리고 있다. 또 북한에서 맞닥뜨릴 수 있는 여러 상황에 대한 리포트와 시나리오를 작성해 숙지시키고 있다.
정몽구 현대차 회장은 통일부를 찾아 이재정 장관에게서 직접 북한교육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구본무 LG회장, 최태원 SK 회장, 윤종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그룹 내 연구소의 보고서와 각종 자료로 북한 공부에 열중하고 있다.
일부 기업들은 서로의 준비상황과 정보를 교환하며 수위를 맞추는 방안도 고려 중이다.
해당 기업들의 또 다른 고민은 북한에 줄 ‘선물 꾸러미’. 4대기업과 포스코 등은 구체적인 남북경협을 제안할 계획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장 남북경협을 확대하기에는 대내외 여건상 어려운 점이 많기 때문이다. 각 기업들이 전한 총수와 CEO들의 생각은 대부분 “북한의 여러 곳을 돌아보고 난 후 중장기적 관점에서 협력분야를 검토해보겠다”는 수준인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삼성과 현대차, LG, SK 등 4대 그룹 대표들은 남북 정상과 헤드테이블에 자리할 예정이라 부담이 커진 상태다.
더구나 임가공 형태의 사업을 유지하는 삼성, LG와는 달리, 현대차와 SK는 대북사업을 전혀 진행하지 않고 있다. 두 정상들에게서 즉석 대북사업 제안이 나올 가능성도 점쳐진다.
때문에 기업들은 의외로 심도 있는 경협방안이 논의될 수 있다고 보고, 이에 따른 대책과 총수 발언수위 마련 등을 서두르고 있다.
이들 대기업과 달리 공기업 CEO와 업종대표 단체 등은 보다 구체적인 경협이 논의되길 기대하고 있다.
현대그룹의 개성관광 성사를 비롯해 개성공단의 현안인 3통(通) 해소, 철도공사의 시베리아횡단철도(TSR) 논의, 토지공사의 제2개성공단 추진도 기대되는 경협사안으로 거론된다.
이태규기자 t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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