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자동차 업체들이 디젤(경유) 차량으로 ‘자동차 천국’인 미국 공략에 나선다. 일본의 하이브리드 차량과 유럽의 디젤차량이 맞붙는 형국이다.
메르세데스-벤츠, BMW, 폴크스바겐 등 독일 업체들은 내년 미국시장에 새로운 디젤차량을 잇따라 선보인다. 포르셰도 디젤 포르셰의 생산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유럽 업체들은 하이브리드 또는 수소차량에서 일본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기술이 앞선 디젤차량으로 미국시장을 열어갈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가장 큰 장애는 미국 소비자들의 나쁜 인지도. 미국에서 디젤차량은 스모그 문제로 인해 1980년대 이후 거의 자취를 감추었다.
유럽에선 30%인 디젤 승용차가 미국에선 3%에 불과하다. 특히 83년 나온 ‘서커’는 디젤차량이 시끄럽고 시동도 잘 걸리지 않는 것으로 인식시켰다. 여기에 유럽 업체들은 ‘클린 디젤’을 가지고 돌아왔다.
에너지 효율성을 높이고 배출가스를 줄인 클린 디젤은 성능과 배출가스 등에서 가솔린 엔진과 구별이 어려울 정도로 개선됐다.
폴크스바겐의 ‘블루모션’과 벤츠의 ‘블루테크’ 등 첨단 디젤엔진은 미국의 까다로운 배출가스 기준을 만족시키고 있다. 미 당국도 이를 인정 하이브리드 차량과 함께 디젤차량을 배출가스 감축 방안으로 인정하기 시작했다.
하이브리드 차의 선두인 도요타의 프리우스가 예상보다 호응이 떨어지는 것도 디젤차량에 유리한 환경이다.
이에 따라 벤츠는 스포츠 유틸리치 차량(SUV) 3개종과 E글래스 세단을, BMW도 다양한 모델을 미국시장에 출시할 예정이다. 폴크스바겐은 첨단 디젤엔진을 언은 제타를 선보이고 새로운 디젤 SUV인 티구안도 내놓을 계획이다.
디젤차량을 출시하는 곳은 유럽업체뿐 만 아니다. GM과 포드도 디젤엔진을 장착한 픽업트럭을 더 많이 판매키로 하고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GM은 나아가 미국공장에서 새로운 디젤엔진을 생산한다는 계획도 세우고 있다.
디젤 픽업트럭의 판매가 미국에서 디젤차량의 신세계를 여는 가늠자가 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디젤 포르셰 개발을 시사한 웬델린 위데킹 포르셰 최고경영자(CEO)는 “(미국시장에서) 첫번째 라운드는 일본차가 승리했지만, 그 격차는 좁혀지고 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이태규기자 t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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