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김지하(66)씨가 ‘미래파’로 불리는 젊은 시인들의 실험적 작품에 대해 “시 같지 않다”고 비판했다. 그는 29일 광화문 교보빌딩에서 열린 ‘낭독 공감’ 행사에 참석해 “요즘 한국시는 시 같지 않다”며 “혼돈, 추함, 엽기, 괴기 등의 요소가 현재의 한국시를 지배하고 있으며, 이는 새로운 스타일이 탄생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과도기적 양상”이라고 말했다.
김 시인은 미래파 시인들의 작품에 대해 “내용이 부족할 뿐 아니라 형식적인 면에서도 운문성, 율격, 리듬, 행갈이, 연갈이, 시어의 절제미 등을 전부 버렸다”면서 “대체 시인지 산문인지 알 수가 없고 내용도 너무 복잡해 이해하기 힘들다”고 비판했다.
그는 “미래파의 시가 전혀 무의미하다는 것은 아니며 젊은이들 사이에서 미래파의 작품이 확산되는 것은 이유가 있다”며 “유럽의 예술사, 문학사를 살펴보면 미래파의 등장은 시의 전환기에 늘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한국시의 새로운 스타일을 창조하려면 정신주의 및 생태환경주의적 시가 미래파 등과 얽혀 상호보완적인 관계를 형성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독자 5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2시간 가량 진행된 이날 낭독 행사에서 김 시인은 연극배우 이남희(45)씨와 함께 <무화과> <해창에서> <쉰> 등 10여 편의 시를 낭송하고 참석자와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다. 쉰> 해창에서> 무화과>
이훈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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