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살인 부른 70대 어부의 '욕정'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살인 부른 70대 어부의 '욕정'

입력
2007.10.01 00:05
0 0

전남 보성 앞바다로 어선을 타고 나갔다가 실종된 뒤 변사체로 발견된 20대 여성 2명을 살해한 혐의로 구속영장이 신청된 어부 오모(70)씨는 배 위에서 성추행을 피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던 피해 여성들을 산 채로 바다에 빠뜨려 숨지게 한 것으로 밝혀졌다.

오씨는 또 한달 전 변사체로 발견된 대학생 김모(21)씨와 추모(20ㆍ여)씨도 자신의 배에 태운 뒤 살해했다고 자백했다.(6일자 6면)

전남 보성경찰서는 30일 오씨로부터 여행객 조모(24ㆍ여)씨와 안모(23ㆍ여)씨를 자신의 어선에 태우고 바다로 나간 뒤 성추행 하려다 두 여성이 반항하자 바다에 빠뜨려 살해했다는 자백을 받아냈다고 밝혔다. 경찰은 오씨를 살인 혐의로 구속했다.

경찰에 따르면 오씨는 25일 오후 2시40분께 보성군 회천면 율포 선착장에서 만난 조씨 등을 자신의 0.5톤짜리 주꾸미잡이 어선에 태워 바다로 나갔다. 칠순의 나이가 무색할 정도로 다부진 체격의 소유자인 오씨는 그러나 선착장이 시야에서 사라지자 태도가 돌변했다.

오씨는 겁에 질린 두 여성을 번갈아 성추행하기 시작했다. 피해 여성 중 한 명은 오씨가 다른 여성에 정신이 팔린 틈을 타 오전에 선착장에서 휴대폰을 빌려주며 알게 된 여성의 남편에게 '조금 전에 휴대폰을 빌려준 사람이다. 배에 갇힌 것 같다. 경찰을 보내달라'는 내용의 휴대폰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하지만 바다에서 보낸 문자메지지는 무용지물이었다.

피해 여성들은 성추행 상황을 벗어나기 위해 사력을 다했지만 역부족이었고, 좁은 어선 위에서 한참 동안 몸싸움을 하던 오씨와 조씨 등은 서로 뒤엉키며 모두 바다에 빠지고 말았다.

바다에 익숙한 오씨는 재빨리 배에 올라탔다. 그러나 오씨는 바다에 빠진 여성들을 구조하기는커녕 오히려 '죽음의 길'로 몰아넣었다. "성추행 사실이 들통날까 두려웠"던 오씨는 "살려 달라"며 뒤따라 배에 오르려던 조씨를 바다로 밀어 넣어버렸다.

이어 오씨는 조씨를 배에서 밀어내는 틈을 타 어선에 올라온 안씨를 바다에 빠뜨리려다 거세게 반항하자 배에 있던 흉기로 폭행한 뒤 안씨를 바다에 던지고 달아났다.

오씨는 경찰 조사에서 지난달 31일 보성 바닷가에서 배를 타고 나간 뒤 고흥과 보성 앞바다에서 각각 숨진 채 발견된 대학생 김씨와 추씨도 살해했다고 자백했다. 경찰은 오씨가 추씨를 성추행하는 과정에서 두 사람을 살해한 것으로 보고 오씨를 집중 추궁하고 있으나 오씨는 정확한 범행 동기 및 과정 등에 대해 함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보성=안경호 기자 khan@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