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그동안 입원해 있던 병원에서 퇴원해 자신의 주거지인 서울 종로구 내수동 ‘경희궁의 아침’ 오피스텔로 되돌아간 신정아(35)씨는 완전히 예전의 일상을 회복한 모습이다.
29일 한차례 외출한 데 이어 30일에는 검찰 소환조사가 없어 오랜만에 휴식을 취할 수 있었다. 보일러가 제대로 작동되지 않아 고장신고를 접수시킨 듯 30일 신씨 오피스텔에는 가스 점검 요원이 찾아오기도 했다. 고개를 떨구고 귀국한 뒤 죄인처럼 검찰조사를 받던 모습과는 딴판이다.
신씨가 이처럼 당당한 모습을 보이는 배경은 무엇일까.
검찰 주변에서는 신씨의 태도 변화를 “사법처리를 피할 수 있다는 자신감에서 비롯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한차례 구속영장이 기각된 이후 구속영장 재청구에 자신감을 잃고있는 검찰의 수세적 행보가 이를 반증한다는 것이다.
검찰은 성곡미술관 후원금 횡령 혐의로 신씨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가 가능하다는 입장이지만 신씨는 “빼돌린 돈은 박문순 성곡미술관장에게 상납했다”고 맞서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검찰이 신씨의 주장을 뒤집을 만한 결정적 증거를 아직 확보하지 못했고, 신씨는 영장이 재청구되더라도 불구속 결정이 날 것으로 확신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 것이다.
신씨 변호를 맡은 박종록 변호사도 “박 관장이 (신씨로부터 돈을 받았다는 사실을) 일부 시인한 것 같다”며 “검찰이 판단해 줄 것”이라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물론 검찰은 “사실무근”이라고 부인하고 있지만 박 관장에게 횡령 책임을 떠넘기거나 최소한 범죄사실을 가볍게 하려는 신씨 측의 ‘물타기’ 전략이 어느 정도 먹혀들고 있다는 분석을 가능케 해주는 대목이다.
김정우 기자 wookim@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