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출범한 후쿠다 야스오(福田康夫) 내각에서도 각료의 실언이 돌출했다. 야당은 1일 열리는 국회에서 해당 각료의 파면을 요구하는 등 정치쟁점화할 태세이다.
하토야마 구니오(鳩山邦夫ㆍ사진) 법무성장관은 25일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부에서의 마지막 기자회견 때 현행 사형제도와 관련, 문제의 발언을 했다. 그는 사형집행을 장관이 승인하는 현재의 제도에 대해 “컨베이어벨트라고 하면 좀 뭐하지만, (사형집행순서가) 사형확정순인지 난수표로 정하는 것인지 알 수 없다”며 사형집행이 규정대로 신속하게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상황을 비판했다.
그는 이날 오후 후쿠다 내각에서 법무상으로 유임되자 “난수표를 언급한 것은 반성하고 있다”면서도 “법무성안에 연구팀을 만들겠다”며 신속하고 자동적인 사형집행론의 필요성 입장을 철회하지 않았다.
‘사형폐지를 추진하는 의원연맹’의 회장인 가메이 시즈카(龜井靜香) 국민신당 대표대행은“인간의 생명을 기계 같은 이미지로 다루어도 괜찮은가”라고 반문하며 “(하토야마 장관은) 장관의 자격도 인간의 자격도 없다”고 비판했다. 마타이치 세이지(又市征治) 사민당 간사장은 “(사형수에 대한) 오심 여부를 포함해 최종적으로 결단하는 장관의 중대한 사명을 포기하는 발언”이라며 “(국회에서) 파면요구는 당연한 것”이라고 목청을 높였다.
일반인들도 “장관의 자질을 의심하게 하는 발언”이라며 부정적인 목소리를 키우고 있다. 자민당 내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각료들의 실언과 불상사 등으로 아베 정권이 1년만에 급격하게 몰락했던 악몽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마치무라 노부다카(町村信孝) 관방장관은 “(연구팀을) 검토하는 것은 자유지만 즉흥적으로 하는 것은 재미없다”고 불쾌감을 표시했다.
중의원 10선 의원인 하토야마 장관은 지난번 자민당 총재선거에서 아소 다로(麻生太郞) 후보의 응원단장을 자임하며 자신의 쓰시마파벌을 이탈하는 등 평소에도 돌출 언행이 눈에 띄는 정치가. 민주당의 하토야마 유키오(鳩山) 간사장이 친형이다.
도쿄=김철훈 특파원 ch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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