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트렌드 컨설팅 기업인 ㈜아이에프네트워크(www.ifp.co.kr)는 최근 정기 시장동향 보고서 '가을ㆍ겨울 트렌드 워치'를 통해 전 산업에 걸쳐 '슈퍼 오디너리'(Super Ordinary)가 급부상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슈퍼오디네리는 단순함, 간편함, 최소화를 근간으로 가치 지향적인 삶을 추구하는 신소비자 트렌드. 끝없는 물질적 풍요와 권력을 추구하는 대신 평범함과 도덕적 신념을 앞세우는 신세대 소비자를 일컫는다.
김해련 ㈜아이에프네트워크 대표는 "슈퍼 오디너리 계층을 겨냥한 제품들이 이미 디지털기기 게임 식음료 생활가전 패션 등 다양한 분야에서 두각을 보이고 있다"며 "복잡해지는 삶 속에서 자원 낭비를 최소화하고 단순함과 편리함을 강조한 상품들이 신 소비시장을 주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 주위에서도 슈퍼 오디너리 제품들을 쉽게 찾을 수 있다. 정보기술(IT) 업계에서는 레인콤의 최신작 '아이리버 엠플레이어'가 대표적이다. 극도로 단순화된 디자인으로 출시 전부터 화제를 모은 이 제품은 MP3 재생이라는 기본기에만 충실하다.
음악을 듣지 않을 때에는 목걸이나 열쇠 고리로 써도 괜찮을 만큼 깜찍한 디자인을 갖췄다. 무게는 18g 정도이며 쓰는 방법도 간단하고 쉽다. 1기가바이트(GB) 모델이 5만4,800원.
디지털기기 외에도 게임서비스에서도 단순하면서 게임 본연의 재미를 추구하는 슈퍼 오디너리 열풍이 불고 있다. 일본 휴대용 게임 닌텐도DS 시리즈가 슈퍼 오디너리 제품군의 대표격이다. 우리나라에서는 한 버튼으로 즐길 수 있는 모바일게임이 대세로 자리잡고 있다.
SK텔레콤에서 서비스하는 '미니게임 천국2'는 5번 버튼 하나만으로 줄타기, 헤엄치기, 공막기, 스키타기 등의 다양한 게임을 즐길 수 있다. 전편의 인기에 힘입어 지난해 9월 2탄이 출시된 오래된 게임이지만 2007년 8월 현재에도 전체 다운로드 순위 상위권을 지키고 있다.
가격은 2,500원. 그밖에 버튼 하나로 장애물을 피하는 게임 '놈3'(SK텔레콤)나 마우스만으로 모든 게임진행이 가능한 온라인 야구게임 '슬러거'(네오위즈게임즈) 등도 단순화된 게임의 대표적 사례다.
패션분야의 슈퍼 오디너리 열풍은 '미니멀리즘'으로 표현된다. 업계에 따르면 올 가을에는 절제된 디자인의 미니멀리즘에 60년대의 복고적인 스타일이 믹스된 '레트로 미니멀리즘'(Retro Minimalism)이 유행할 것으로 보인다.
패션전문 쇼핑몰 '패션플러스'(www.fashionplus.co.kr)는 슈퍼 오디너리를 위한 각종 아이템을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고 있다. 저지 소재로 단순미를 살린 제이엔디의 롱원피스를 10만8,000원에 판매하고 있고, 터들렉 라인이 풍성하게 연출된 가을용 캐시미어 소재 니트는 60% 세일한 7만6,000원에 제공한다.
슈퍼 오디너리의 센스에 맞춰 심플하면서도 편안함과 감각을 연출할 수 있는 보스코의 페브릭 소재의 단화는 40% 이상 할인된 6만9,800원에 만나볼 수 있다.
식품업계에서도 미니상품이 인기다. 온라인 쇼핑몰에서는 손바닥에 쏙 들어가는 크기의 '무농약 미니 밤호박'(15개ㆍ1만3,500원)이나 일반 오이의 절반 정도로 작은 '웰빙 미니오이'(5개ㆍ1,500원), 자두보다 작은 '미니팜망고'(1㎏ㆍ7,500원) 등이 간소화된 식사 추세에 맞춰 인기를 얻고 있다.
집에서 키우는 화분에도 미니형이 득세하고 있다. 시험관 미니 화분에 카네이션 등의 식물을 키우는 '시험관 미니화분'은 좁은 공간에서도 관상용 외에 공기정화까지 할 수 있어 일석이조다.
가전제품 분야에서는 1~2인분 분량의 밥을 즉석으로 할 수 있는 '전자레인지용 미니 밥솥'이 출시됐다. 용기에 씻은 쌀과 물을 넣고 전자레인지에 돌리면 금새 따뜻한 밥을 먹을 수 있어 남성 싱글족에게 인기가 있다.
문준모기자 moonjm@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