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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초대석-Book cafe] '말할수록 자유로워지다' 탁현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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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초대석-Book cafe] '말할수록 자유로워지다' 탁현민

입력
2007.09.29 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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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텍스트화되고 나니 당혹스럽기도 하고, 아쉬움도 좀 남는군요. 결혼, 바람 피우는 얘기 등에서 수위가 조절돼 책은 실제 분량의 60여%밖에 안 돼요.” 말의 달인이 글 앞에서 느끼는 감정이다.

탁현민(35ㆍ문화기획자, 한양대 문화콘텐츠학과 교수)씨가 여성들과 함께 <말할수록 자유로워지다> (해냄)를 펴냈다. 수다떨기가 더 이상 여성의 전유물이 아닌 시대, 3명의 말발 센 여성과 나눈 그의 대담은 고스란히 책의 콘텐츠가 됐다.

“나빠지려면 자신감이 있어야 해. 상대방이 여러모로 나보다 우월할수록 자신감으로 더 무장하고, 아주 나쁘게 행동하는 거야.” “세상에는 착한 여자, 쉽지 않은 여자, 나쁜 여자, 이렇게 세 부류가 있어.” 책에 담긴 그의 수다 중에는 페미니즘 시대를 헤쳐 가는 남성의 위악적 심리를 드러내는 것도 있다.

수다는 방송 프로에서 넘쳐 나고 있지 않은가? “요즘 TV 토크쇼는 지나치게 공격적이죠. 시청자들이 상대를 비하하는 웃음에서 재미를 느낀다고 보기 때문이죠.” 그러나 책은 수다를 세상살이의 차원으로 격상시킨다.

결혼, 이성, 직장, 돈, 육아 등 생활의 거의 전부가 대상이다. “저같이 모자라고, 괴팍하고, 언저리에 있는 사람이 사회 명망가와 함께 대화를 할 수 있게 되길 바래요.” 그는 그것을 ‘소통’이라 했다.

“예를 들어 이명박 – 탁현빈이라는 쌍을 만들어준다면 직격탄을 날리고도 싶구요.” 보수파, 개발지상주의자, 신자유주의자로서 자신과는 너무나 다르다고 생각해 온 저명 인사에게 짐짓 바보스러운 질문을 던져보는 것도 탁현민식 진실 게임이라는 것이다. “박원순, 신영복, 정운찬씨 등 인사들과 젊은 기운의 부딪침이 필요하다고 봐요.”

지금 그는 자신의 전공으로 돌아가 연출과 공연 기획에 관한 책도 쓰고, 영상 작업도 하고 있다. 윤도현밴드의 뮤직 비디오, 금호아시아나의 영상 홍보물 등이 그의 작품이다. 그에 앞서 10월중으로 새 수다책의 작업에 들어갈 것이라 한다. “나와 홍대앞 문화집단 간의 수다 혹은 젊은 문화 평론가와의 수다 말이에요.”

현재 부인이 임신 5개월째다. 결혼 7년째 아이 없이 지내오다 육아를 주제로 수다를 떨던 중 심경 변화가 생겼기 때문이다. “아이가 있어도 좋겠다 싶더라”는 것. 수다의 힘일까.

장병욱 기자 a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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