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이 올해 하반기 대졸 신입사원 공채 규모를 지난해보다 1,300명이나 줄였다. 채용시장의 ‘큰 손’인 삼성에 이어, 아직 LG전자의 채용규모를 확정하지 않은 LG그룹도 선발 인원을 예년에 비해 축소할 것으로 알려져 올해 대졸 취업시장에는 그 어느 때보다 매서운 한파가 몰아칠 전망이다.
삼성은 28일 “올 하반기 공채 규모를 지난해 동기(4,500명)보다 28% 감소한 3,200명으로 확정했다”며 “10월 1~8일 그룹 채용사이트(http://www.dearsamsung.co.kr)를 통해 지원서를 받는다”고 밝혔다. 계열사별 신규 채용 규모는 전자 1,000명, 중공업 350명, 엔지니어링 280명, 물산 250명, 증권 230명 등이다.
올 상반기(3,550명)를 포함할 경우 삼성의 연간 채용 인원은 6,750명으로 지난해(8,500명)에 비해 1,750명(20%)이나 줄어든다. 삼성의 대졸 신입사원 채용 규모가 8,000명대 이하로 떨어진 것은 2004년 이후 처음이다.
올해 2분기에 2001년 이후 5년6개월 만에 최악의 실적을 낸 삼성전자의 채용인원이 지난해(2,220명)보다 절반 이상 급감한 1,000명으로 줄어든 게 결정적이었다.
삼성 관계자는 “지난해까지는 청년실업 해소 차원에서 대졸 신입사원을 필요인원보다 많이 채용했으나, 올해는 그룹 경쟁력 강화를 위해 각 계열사별로 꼭 필요한 인원만 뽑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삼성은 올들어 삼성전자, 삼성SDI 등 전자 계열사들의 실적이 부진하자 6월부터 구조조정과 미래 성장동력 발굴, 비용절감 등을 내용으로 하는 경쟁력강화방안 마련에 들어갔다
한편, 취업포털 인크루트는 삼성, 현대ㆍ기아차 등 등 국내 9개 주요 기업의 하반기 채용인원이 9,460명으로 지난해 동기(1만100명)에 비해 6.3%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지난달 채용을 끝낸 현대ㆍ기아차는 지난해 동기에 비해 100명 줄어든 700명을 뽑았고, 계열사별로 채용이 진행 중인 SK그룹은 예년과 비슷한 800명 안팎으로 나타났다.
이광석 인크루트 대표는 “주요 그룹의 채용 감소는 그만큼 괜찮은 일자리가 줄어든다는 의미”라며 “특히 채용규모가 큰 삼성전자의 대폭적인 인원 축소는 동종업계와 하청업계에 적지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진용 기자 hub@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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