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 카드업계에 성대한 결혼식이 린다.
신랑인 신한카드와 신부인 LG카드는 다음달 1일 공식 통합 출범해 '아시아 넘버원, 세계 톱10' 카드사로 신방을 꾸민다. 통합하는 새 가정의 이름은 남편의 성과 이름을 따'신한카드'로 지었다.
둘의 혼인은 은행계와 전업계로 나뉜 신용카드 시장에 적지않은 변화를 일으킬 전망이다. 하지만 성격이 다른 집안(신한=은행계, LG=전업계)끼리 이뤄진 혼사라 감성통합, 전산통합 등이 만만치 않은 신혼의 과제로 남았다.
통합 신한카드의 신접살림은 호화롭다.'1,000만인의 카드'로 국내 1위를 고수했던 LG카드의 혼수 덕에 통합 신한카드는 올 상반기 기준으로 실질 회원 수 1,310만명, 취급액(카드 이용금액) 약 45조원으로 국내 시장점유율 1위(25%)를 넘어 아시아 1위, 세계 10위의 초대형 카드사로 발돋움한다. 국내 금융회사가 글로벌 톱10에 들기는 처음이고, 1,310만 회원은 우리나라 카드 발급 가능 고객의 75%에 해당한다.
업계의 절대강자, 준비된 리딩 카드사의 출현으로 시장의 판도 변화도 예상된다. 국내 카드의 1위와 2위(KB카드, 점유율 17%) 모두 은행계가 접수함에 따라 전업계보다는 은행계 카드 쪽에 무게 중심이 쏠리게 됐다.
은행계는 전국적인 유통채널과 브랜드를 바탕으로 다양한 교차판매를 통해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더구나 통합 신한카드는 별도 독립 법인이어서 전업계의 장점인 신속한 의사결정까지 가능하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통합 신한의 모회사인 신한금융지주는 총자산 228조원, 순이익 3조원, 임직원 2만3,000여명에 이르는 외형뿐 아니라 금융 전분야에 걸친 경쟁력을 갖춘 국내 최대 금융그룹으로 부상하게 된다. 신한지주는 연간 1,700억원의 통합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신혼생활이 장미빛만은 아니다. 강성인 LG카드 노조와의 관계정립(통합 인사제도, 비정규직 문제, 임금ㆍ복리후생 등), 1년이 걸릴 것으로 보이는 전산 통합, 중복 고객(약 260만명) 처리 등 내우(內憂)와 고객을 뺏으려는 경쟁사를 상대해야 하는 외환(外患)을 극복해야 한다. 게다가 상대적으로 미진한 신한의 브랜드 이미지를 LG 이상으로 끌어올려야 한다.
이재우(사진) 통합 신한카드 사장은 "신한금융그룹의 다양한 금융서비스와 연계한 카드 마케팅 패러다임의 전환이 통합 신한의 역할"이라며 "고객의 생활주기(Life Cycle)에 맞는 1대1 개인 마케팅 도입 등 혁신적인 마케팅 기법으로 명실상부한 글로벌 카드사로 도약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결혼잔치가 빠질 수 없는 법. 통합 신한카드는 다음달 내내 홈페이지에서 승용차, 가전제품, 명품 가방, 골프용품 등을 구매하는 고객 중 3,251명을 뽑아 30~50%의 할인 혜택을 주고, 추첨을 통해 경품도 나눠준다.
고찬유 기자 jutda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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