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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업계 CEO 2인, 자원개발 허와 실 공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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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업계 CEO 2인, 자원개발 허와 실 공방

입력
2007.09.29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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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7위의 석유 소비국이자 세계 5위의 석유 수입국인 우리 입장에서 자원개발 사업은 선택이 아닌 생존의 문제이다."

"직접 개발을 통한 에너지 확보는 엄청난 투자비용과 높은 실패 가능성, 경제성을 갖춘 유전 확보의 어려움 등으로 현실성이 떨어진다."

천문학적인 자금과 기술력이 요구되는 자원개발 사업은 우리 경제에 장기적으로 약(藥)인가 독(毒)인가.

국제유가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세계 각국은 경쟁적으로 자원확보에 나서고 있다. 국내에서도 자원개발이 미래 성장산업으로 각광 받으면서 대형 정유업체는 물론 100여 개에 달하는 코스닥 기업들까지 앞 다퉈 뛰어들고 있다.

물론 자원개발 사업이 성공하면 '대박'을 터뜨린다. 하지만 회의론도 만만치 않다. 자원개발에는 엄청난 자본이 들어갈 뿐더러 실패 위험(성공 가능성 10% 미만)도 높기 때문이다.

자원개발 사업은 과연 우리 경제의 활로를 되찾아줄 당면과제인가, 아니면 증시 테마주로 잠시 떠올랐다가 사라질 허상인가. 27일 신헌철 SK에너지 사장과 사미르 A 투바이엡 에쓰오일 사장을 만나 자원개발의 허실에 대해 들어봤다.

자원개발은 선택의 문제가 아닌 생존전략

신헌철 SK에너지 사장은 석유 한 방울 나지 않는 우리나라로서는 자원개발 사업이야말로 고유가 시대를 타개할 유일한 대안이라고 말한다.

그는 "자원개발은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사업인 동시에 국가 에너지 안보를 지키는 사업"이라며 "정부 역시 현재 4% 수준인 우리나라의 에너지 자주개발률을 2016년까지 20% 이상으로 높이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신 사장은 "일부에선 자원개발 후발국가로서 산유국 및 석유메이저들과 협력 관계를 강화해 수입물량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면서 "그러나 직접적인 자원개발 사업에 손을 놓고서 석유자원의 헤게모니를 쥐고 있는 산유국과 강대국들만 바라본다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 이유로 자칫 종속적인 지위 고착화가 또 다른 에너지 위기를 초래할 위험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우리가 배워야 할 성공사례로 비산유국이면서도 최근 10년간 에너지 자주개발률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킨 스페인과 이탈리아를 꼽았다.

신 사장은 특히 1983년 자원개발 사업에 처음 뛰어든 SK에너지가 그 동안 수 많은 시행착오를 거쳐 올해부터는 투자와 수익 회수의 선순환 구조에 들어섰다는 점을 들었다.

그는 "회사의 전체 영업이익 중 15%를 자원개발 사업이 차지할 정도로 성장했다"면서 "석유개발은 영업이익률이 60%를 넘어서는 고수익사업"이라고 강조했다.

산유국과의 협력강화로 실리를 챙겨라

사미르 A 투바이엡 에쓰오일 사장은 고유가 시대의 가장 효과적인 에너지 안보전략은 세계 석유 매장량의 75%를 보유한 중동과의 긴밀한 협력관계를 통해 안정적인 원유 수입선을 확보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투바이엡 사장은 "한국은 대체에너지 개발을 통한 석유의존도 축소와 해외유전 개발 등과 같은 다양한 에너지 안보정책을 추진하고 있지만 모든 노력들이 현실적으로 난관에 봉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대체에너지 개발의 경우 기술적인 한계에 부딪쳐 석유보다 비싼 청정에너지를 선뜻 구매하려는 소비자가 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러시아 아프리카 등 석유 수입루트 다변화 노력도 중동을 대체할 만한 대안은 되지 못하고 있으며, 해외유전 개발은 경제성이 크게 떨어질 뿐더러 설사 개발이 되더라도 최종 소비자에게 공급되기까지 많은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투바이엡 사장은 "에너지 안보를 위해서는 산유국 기업과의 전략적인 제휴를 통해 안정적인 원유 공급선을 확보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사우디 아람코와 에쓰오일의 전략적 제휴와 같은 성공적인 윈-윈 사례들이 더욱 늘어나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장학만기자 loca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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