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가 세계 최대규모 싼샤(三峽)댐이 엄청난 생태, 환경 재앙을 초래할 수 있음을 처음 시인했다고 중국 언론들이 27일 보도했다. 이는 싼샤댐으로 인한 환경 피해가 가시화하고 있음을 인정하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왕샤오펑(汪嘯風) 국무원 싼샤 프로젝트 위원회 판공실 주임은 25일 우한(武漢)에서 열린 싼샤댐 환경보호 세미나에서 “지난해 완공된 싼샤댐 주변에서 토양 침식, 산사태, 수질오염, 경작지 부족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개선하지 않으면 이런 위협은 심각한 재난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전문가들은 싼샤댐 완공 이후 창장(長江) 하류의 유속이 느려지고 수량이 감소해 강바닥에 진흙과 모래가 쌓이면서 강바닥이 높아져 범람이 자주 발생하고 수질도 나빠질 것을 우려해왔다. 또 바다로 흘러가는 수량이 적어질 경우 동중국해의 소금농도가 높아져 바다 생태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해왔다.
싼샤댐 완공 이후 생긴 호수도 수질 관리가 되지 않아 거대한 죽은 호수로 전락할 것이라는 우려가 팽배하다. 완공 이후 댐 상류의 유속이 초속 2m에서 0.2미터로 떨어지면서 상류의 토사가 쌓이고 있으며, 수질 오염도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전해졌다. 싼샤댐을 둘러본 장 루이 사드 수에즈 운하 환경 책임자는 “호수를 보호하기 위해서는 상류의 건설작업을 중지해 오염물질이 유입되는 것을 막는 수 밖에 없다”고 단언했다.
왕 주임의 발언이 나오자 싼샤댐이 위치한 후베이성(胡北)성과 충칭(重慶)직할시 관리들은 댐 건설 이후 빈번해지는 산사태 등 부작용을 거론했다.
왕 주임의 발언에는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 등 지도부의 의중이 실려있다. 왕 주임은 6월 국무원 회의에서 원자바오(溫家寶) 총리가 싼샤댐 생태환경 문제에 대한 대처를 최우선 과제로 선정했다고 전했다. 이는 개발 위주의 중국의 발전 전략이 환경쪽으로 전환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베이징=이영섭 특파원 youngle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