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버마민족민주동맹 한국지부 회원 주한 미얀마 대사관 앞에서 시위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버마민족민주동맹 한국지부 회원 주한 미얀마 대사관 앞에서 시위

입력
2007.09.29 00:05
0 0

“광주가 승리했듯, 우리도 반드시 이길 것입니다.”

유모차를 끌고 온 주부도, 공장 출근 길에 나온 노동자도 한 손에 빨간 미얀마 국기를 든 채 울분을 감추지 못했다. 군사독재정부의 흉탄에 무고한 시민들이 쓰러졌다는 비보(悲報)를 접한 버마민족민주동맹(NLD) 한국지부 회원 10여명은 27일 오전 서울 용산구 한남동 주한 미얀마 대사관 앞에서 자국 정부를 강하게 성토했다.

NLD는 해외의 자유민주 국가에서 미얀마 민주화 운동을 지원하기 위해 만든 단체로 한국지부는 1999년 결성됐다. 내툰나잉(39) NLD 총무는 “국민 대부분이 불교 신자인 나라에서 스님에게까지 총을 쏘다니…”라며 눈물을 글썽였다.

오랜 군사독재체제를 극복하고 마침내 민주화를 쟁취한 한국이 이들에겐 본도 받고 싶고 후원자로도 삼고 싶은 나라다. “한국에서 군사 쿠데타가 다시 일어날 수 없듯, 미얀마에서도 그런 일이 다시는 없도록 하겠다”고 이들은 힘주어 말했다.

조모아(35) 집행위원은 “광주민주화운동은 광주라는 특정 지역에서 일어났지만, 지금 미얀마에서는 온 나라에서 모든 국민이 민주화운동을 하고 있다”며 “비슷한 경험을 한 한국인들이 관심을 갖고 후원을 해 줬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날 NLD의 다소 과격한 시위를 한국 경찰이 막자 르윈(42) 부회장은 “한국 정부가 미얀마의 군사독재정부 편인지, 아니면 민주화를 바라는 시민 편인지 묻고 싶다”며 “적어도 이 곳(대사관 앞)의 시위 정도는 자유롭게 보장해 줘야 하는 게 아니냐”고 야속한 마음을 내비쳤다.

반체제·반정부 인사로 찍혀 바다 건너 이국으로 피해온 이들은 고국에 남겨둔 가족에 대한 걱정으로 늘 마음이 무겁다.

내툰나잉 총무는 “부모님은 ‘네가 나쁜 일 하는 게 아니다. 네가 자랑스럽다’고 하시지만 늘 죄송하고 걱정스러운 생각뿐”이라고 말했다. 심장질환 증세가 있는 르윈 부회장은 “일주일에 세 번 정도 병원에 다녀야 할 정도로 건강이 나쁘다”면서도 “그래도 고국의 민주화를 위해 끝까지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서강 기자 pindropper@hk.co.kr김혜경(이화여대 국문과 4년)인턴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